[김병연 칼럼]동사(同事)와 소통(疏通)
[김병연 칼럼]동사(同事)와 소통(疏通)
  • 충청매일
  • 승인 2018.07.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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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예총 부회장

아마도 필자만큼 담배와 인연이 많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줄곧 담배농사를 지었다. 일요일이나 방학이면 그냥 논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후회된 것이 뒤늦게 담배를 배운 것이고,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한 것이 20년 만에 담배를 끊은 것이다”라고 필자는 후회한다. 한 번 배우면 끊기가 어려운 것이 ‘니코친’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고 아메리칸 인디언들로부터 가지고 온 것이 ‘담배와 고구마’라고 한다.

어느 날 그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맛있게(?) 피우고 있었다. 마침 사무실로 들어온 하녀가 ‘불이야!’하며, 황급히 물동이를 들고 와 퍼붓는 바람에 물벼락을 맞았다는 일화가 있다. 프랑스의 ‘장 니코’라는 사람이 담배를 재배하기 시작함으로써 ‘니코친’의 어원이 됐다고 한다.

필자가 중국에서 귀국해 방학동안 임시로 기거하는 곳이 40년 된 낡은 주공아파트다. 불편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5층이나 되는 곳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기통을 통해서 올라오는 담배냄새 때문에 고역이다. ‘요즘 세상에 아직도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있다니!’ 세상만사 맘먹기 나름이라! 다리운동 삼아 5층까지 오르내리니 참을 만하고, 화장실에 환풍기를 달아서 담배냄새는 해결할 수 있었다.

어느 날 현관 입구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노인을 만났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인사를 나눴다. 하루는 아무래도 담배연기를 올려 보내는 범인(?) 같아서 ‘담배를 피우시는가?’라니, ‘그렇다!’고 답한다. 83세에도 흡연을 할 수 있다니 놀랍고 부럽기도 했다. “잠깐 기다리세요!” 5층까지 단숨에 뛰어 올라와 담배 한 보루를 주니, 깜짝 놀라는 것이다.

지난달 말 귀국하면서 면세점에서 산 것이니 부담 없이 받아도 된다고 하니 그제야 받는다. 요즘은 계단에서 걸어 내려오는 소리만 들어도 방안에 있다가 나와서 반갑게 말을 건다.

금연정책으로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 담뱃값 인상으로 연간 세수가 10조나 증가됐다고 한다. 담배를 끊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피우는 서민들에겐 담뱃값이 큰 부담이 된다. 아직까지 중국에선 흡연자들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복도에서 교사들이 담배를 물고 학생을 훈계하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띈다. 그럴 때마다 필자의 옛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아서 향수를 느낀다. 그들도 마음의 우울할 때 마음을 달래는 최고의 방편이라고 한다.

인간사회는 물론이요, 모든 존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존재는  소통과 교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간관계도 소통과 교감이 돼야 한다. ‘소통(疏通)’이 되려면 ‘동사(同事)’가 돼야 한다. 상대방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것이 동사다. ‘동사’가 되면 ‘소통’은 저절로 이뤄진다.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애연가들에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  이것 또한 ‘동사’과 ‘소통’의 밝은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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