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꼰대’를 사전에서 보면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형된 속어이다’라고 한다. 이 꼰대가 하는 말을 꼰대질이라 한다. 꼰대질은 자기 경험을 일반화해서 학생이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제도화된 활동이기는 하나 학기 끝날 때쯤에 학생들을 면담한다. 평소에 잘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거의 의무적으로 한번은 지도교수를 찾아오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상담 시간에 학생들과 나눈 이야기를 보니 학생들에게 꼰대질만 한 듯하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까지 상담 자료를 보면 매 학기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이라면 그 이야기를 존중해 그대로 행동했을 것이고, 다음에는 같은 이야기를 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40여 명 되는 학생들 상담기록을 보니 2년, 3년 동안 똑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의무적으로 상담하고 듣는 소리가 과거와 똑같은 이야기이니 내 지도학생들은 분명 교수가 꼰대질한다고 했을 것이다.

꼰대질의 특질을 보면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되풀이 한다. 원하지도 않는 데 조언하려 든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 유신이 어떻고 군사정권이 어떻다는 옛날이야기를 한다. 남과 비교한다. 요사이 젊은 사람은 편하고, 노력하지 않고,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이야기하는 것이 올바른 것으로 생각한다.

학생과 상담할 때 상담 기법으로 이러한 행동을 피할 것을 배웠지만, 제 잘난 멋에 사는 교수이다 보니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공부만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는 교수의 이야기가 교수처럼 연구하고 선생질하는 것이 꿈이 아니고, 하루하루 버텨내기 어렵고, 18년 만에 최고의 청년 실업률 속에서 헬조선을 외치는 젊은 학생에게 꼰대질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자신은 없다.

지금까지 꼰대질하는 상담 시간에 항상 이야기하던 것은 성공한 사람의 공통적 속성이라면서 사람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취업을 위해 토익점수, 학점, 해외 연수, 자격증 등의 스팩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는 1%도 되지 않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대기업에 취업한 소수에게만 필요한 스팩을 이야기하였을 뿐이다. 꼰대질한 것이다.

우리 학과에는 선생님이나 부모의 꼰대질로 공무원이 되겠다면서 행정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러한 학생들은 1학년부터 공직 준비해야 한다면서 한 번도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졸업한다. 이번 학기에는 자신이 꼰대질의 희생양이 아닌지를 알도록 상담시간에 꼰대질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