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들에게 제공되는 세비가 아깝다. 출범 이후 여소야대라는 국회특성을 좋은 쪽에 활용하기 보다는 방탄국회 내지는, 6·13 지방선거 동시개헌 무산 등 국정의 발목을 잡는데 활용돼 왔다. 특히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에 참패했다는 당의 사정을 앞세워 다시 국회를 무용지물로 만들 셈이다. 해도 너무 한다.

20대 국회가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과연 전반기에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국민이 왜 야당에 표를 주지 않았는지, 그 안에 답이 있다. 더 늦추지 말고 국회 본연의 역할에 먼저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에 참패한 것은 그것대로 별개의 문제로 해결해 가면서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가고 그 다음이 정당의 생존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전반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국회가 후반기에 야당의 당내 내분으로 인해 다시 국회가 올 스톱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 국정운영이 또 다시 발목 잡힐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원(院) 구성을 제안했다. 당장 지난달 29일 이후 공석이 된 국회의장 과 지도부 선출문제 등 국회의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25일 원내대표 선출이 예정돼 있어 그때까지는 원 구성에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일단 국회 원구성에 참여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내홍을 수습하기 전까지 원 구성 협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당은 당이고 의원 개개인이라도 원 구성에 참여해 국회정상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당내 문제를 떠나 하루속히 원 구성에 참여해 본회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칫 여야 협상이 늦춰져 6월 임시국회도 본회의 한번 열지 못한 채 회기가 종료된다면 후반기 국회도 희망이 없다. 

무엇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추진했던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과 이후 있을지 모를 국회 비준동의는 물론 조만간 국회에 제출되는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가뜩이나 중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이 남북평화분위기 조성 중 영역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가 정상화돼 국회비준동의를 해줘야 정부가 탄력을 받아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협력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국에서 야당들이 자기밥그릇 싸움에 눈이 멀어 민족의 장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국회 지도부 공백이 더 지속돼서는 안 된다. 국회 원 구성은 모든 현안의 선결 조건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당 내분이 지속될 경우 국회가 하염없이 공전을 거듭할 수 있다. 두 야당은 하루속히 당을 수습해 국회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정상화를 통해 원 구성에 참여하고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벗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무릎 꿇고 사죄하는 일보다 국회 회의실에 앉아 국정을 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개헌에 대한 약속도 이행해야 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중심의 민생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 국회는 민생을 살피고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는 민심을 헤아려 산적한 현안처리에 하루속히 나서주길 고대한다. 국민이 국회 정상화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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