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농사로 한해 수익 9000만원…성공사례 관심 집중
2003년 북한을 이탈해 옥천군 군서면에서 8년째 깻잎 농사를 지으며 현재는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선생님 역할로 성공한 깻잎 농사꾼으로 성장하며 부농의 꿈을 일구고 있는 부부가 있어 화제다.
원정근(62)·김영숙(59)씨 부부가 화제의 주인공이다.(사진)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남편 원씨는 김일성정치종합대학을 졸업한 나름엘리트 출신으로 30여 년간 사병과 장교로 근무하며 집안에서 쓰는 생필품, 먹는 음식까지 나라에서 지원받으며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제대를 한 후 북한의 생활이 녹록치 않고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하루하루 고되고 힘든 생활을 이어오던 중 이곳에서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
원씨는 길이 1m짜리 커다란 비닐에 바람을 불어 넣어 물에서 뜰 수 있는 공기주머니를 만들어 중국으로 250m되는 압록강을 넘어 중국에 도착한 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연결돼 탈북 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도착하자마자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 생활을 마치고, 주유소·골프장·제과점 등에서 밤낮없이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으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일용직 생활에 그칠 정도였다.
그러던 중 원씨 부부는 우연히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영농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며 부지런하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깻잎에 관심이 갔고, 직접 팔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 2011년 6월 깻잎 산지로 유명한 옥천군 군서면에 정착한 게 된다.
오로지 가족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밤낮없이 농사지은 지 7년이란 세월속에 지금은 3천여㎡ 크기의 하우스에서 연간 9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만큼 나름 부농이 됐다.
지금은 탈북 관련 단체에서 귀농을 꿈꾸는 다른 탈북자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되며 지난해는 통일부장관이 원씨의 집을 방문하기도 한다.
원씨는 “이곳 군서면에 정착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성공한 귀농인이라고 주위에서 칭해주니 나름 보람은 있다”며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들을 전달해 성공적인 정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군서면에는 원씨를 모델삼아 귀농한 북한이탈주민이 9가구가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