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번역가

 

장자(莊子)는 고대의 사상가이다. 성은 장(莊)이고 이름은 주(周)이다. 청년 무렵에 관청에서 관리로 일하면서 노자의 도가(道家)에 심취되어 있었다. 도란 천지만물의 근본으로, 어떤 대상을 욕심내거나 사사로이 소유하지 않으며, 자연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를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 한다. 장자는 이로 인해 벼슬을 버리고 도가사상 저술에 전념하여 10만 자에 이르는 52편의 이야기를 지었다.

어느 봄날, 장자가 집필에 몰두하느라 경제적으로 처지가 곤란해졌다. 끼니를 걱정할 지경이 되자, 이전에 관청에 근무할 때 친하게 지냈던 관리를 찾아갔다.

“생활이 궁핍하여 양식을 좀 얻으러 왔습니다.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관리가 아주 냉대하며 말했다.

“지금은 내가 여유가 없네. 가을에 백성들에게 세를 받으면, 그때는 내가 양식이 아니라 돈 삼백 냥이라도 빌려주겠네.”

그러자 기분이 불쾌해진 장자가 비유를 하나 들어 말했다.

“여기로 오는 도중에 시궁창에 갇힌 붕어 한 마리가 저를 불렀습니다. 그 붕어가 말하기를 자신은 동해 용왕을 보좌하는 신하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 한 말을 주어 자신을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붕어에게 말을 했습니다. 내가 지금은 여유가 없으니 나중에 남쪽의 오나라와 월나라 군주를 만나면 큰 강을 끌어다 그대에게 물을 대어주라 하겠소. 사람이 급할 때 조금만 도와주면 될 것을,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어찌 말장난으로 희롱한단 말이오. 그것이 관리가 되어 할 짓이란 말이오?”

장자는 공자처럼 벼슬을 얻고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묵자처럼 사회개혁을 주장하지도 않았고, 그저 인간 세상을 풍자하여 이야기하였다.

송나라의 신하 조상(曹商)이라는 사람이 진나라에 사신으로 떠났다. 갈 때는 수레가 고작 몇 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는 선물로 가득 찬 수레가 백여 대가 넘었다. 조상이 장자를 보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대처럼 가난한 집에 사는 재주는 없다오. 그저 말 한마디면 어느 군주라도 기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이처럼 엄청난 선물을 실어오게 되었다오.”

이에 장자가 말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진나라 왕이 병이 들었는데, 엉덩이에 종기가 아주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종기를 손으로 터뜨리면 수레 한 대의 선물을 주고, 입으로 고름을 빨아 주면 수레 다섯 대의 선물을 준다고 합니다. 방법이 더럽고 추할수록 선물을 많이 얻는다고 하니, 그대는 지금 그것을 자랑하는 것이오?”

그때서야 조상은 부끄러움을 알았다. 이는 ‘장자(莊子)’에 있는 이야기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란 얼굴이 두껍고 뻔뻔스러워 체면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오늘날에는 주로 갑질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선 서울 서촌 궁중족발 사건에서 보듯이 임대료 제멋대로 올리는 악덕 건물주에 대해서 정부는 분명한 조치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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