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은 물론 재학생까지 “교사 3~4명, 상습 성희롱·성추행·여성 비하 발언”
SNS 통해 “취업 볼모로 신체 접촉 등 성비위” 폭로…학교, 확인 후에도 미온적

충북 청주의 한 여고에서 졸업생을 비롯한 재학생들이 교사들의 상습 성추행·성희롱·성비하 발언을 했다는 ‘미투(ME TOO)’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당 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지만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해당 교사에 대한 아무런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SNS를 통해 ‘취업’을 빌미로 상습 성관련 사안들이 발생하는 것이 묻히지 않도록 해 달라는 당부의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교육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12일 도교육청과 A여고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상을 통해 A여고 교사 3~4명이 성희롱과 성추행 및 여성 비하를 한 가해자로 지목, 미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보 글들에 따르면 재학생이라는 한 여학생은 “수업시간 남 교사가 미투 조롱을 하거나 ‘여성부는 폐지돼야 한다’는 등 여성혐오 발언을 일삼고, 수학여행 때 술에 취한 채 평소 자신이 마음에 들어한 학생의 방에 몰래 들어가기도 했다”며 “선생님들이 취업 추천을 안해줄 것이라며 학생에게 협박을 일삼기 때문에 사안이 불거지지 않았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에게 몸매칭찬을 하며 허리에 터치까지, 학생의 손을 만지면서 ‘얘도 내 애인으로 삼기에 괜찮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날이 갈수록 수위는 도를 넘었고, 학생들을 예쁜애와 못생긴애로 구분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졸업생은 “성희롱 여성혐오는 그냥 일상이고, 매 수업 시간마다 생리주기도 물어봤다. 성희롱으로 유명해서 학생들이 다 싫어했다”며 “또 다른 교사는 학생 자는거 촬영하고, 신체접촉은 물론, ‘시선 강간’으로 유명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전국적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됐을 때 학생들 모두 우리 학교도 미투운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했다”며 “하지만 학교폭력위원회 열면 피해자라도 취직 못한다고 하며 취직 하나로 협박을 하는 곳인데 누가 용기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그동안의 성비위 사안을 지적했다.

이처럼 교사들의 성 관련 사안이 커지고 있었지만 학교 특성상 ‘취업’이라는 빌미로 학생들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조사가 시작되면서도 ‘SNS 내용 공유한 애들 취업 안시킨다고 협박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해당 교육청의 철저한 조사를 학생들은 요구하고 있다.

A여고는 SNS를 통해 이같이 사실이 확산되자 지난 11일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해당 교사들의 성 비위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이후 12일 도교육청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여고는 성비위 교사의 사실 관계를 확인 한 뒤에도 교사의 수업 배제는 물론, 경찰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여고 관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사실이 밝혀져 해당 교사의 공개 사과를 했다”며 “교육청 등에 보고한 상태로 교육청의 조사 등에 따른 진위여부에 따라 징계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로부터 올라 온 보고 내용에 따르면 성비위 사안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 내용을 검토한 뒤 사건의 경중에 따라 해당 학교 컨설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성 관련 비위 사실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의 학교는 물론, 도교육청 또한 인식 전환 및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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