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선거철이다 보니 정치가 종종 술안주가 된다. 그러나 정치를 술안주로 하는 술자리의 끝은 별로 즐겁지 않다. 특히 특정 정당의 호불호가 뚜렷한 사람이 있는 술자리라면 목소리는 커지고, 이야기는 토론이 아닌 싸움으로 바뀐다. 그리고는 서로 상종 못 할 사람이라고 2차 같이 간 사람을 붙들고 비판을 한다.

바람직한 정치체제로 우리는 민주정치를 든다. 민주정치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들이 자기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 이야기는 다른 것을 인정하기보다 자기와 다른 주장을 틀린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올바른 생각을 남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정치의 핵심은 권력이다. 사전에 의하면 권력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의미한다. 정치 이야기가 권력화되면 남이 나의 이야기를 강제라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한다. 여기에서 민주정치가 딜레마 상황에 빠지게 된다.

최근 정치가 안주가 되는 서민의 술자리에서 선거 후보자의 15건이나 되는 전과 기록은 관심이 없고, 광역의원 40.4%, 기초의원 후보 38.5%가 가진 전과 기록이 때로 훈장이 되고, 광역단체장 3분의 1에 달하는 병역 미필이나 세금도 내지 않는 후보자나 미납 후보자가 정치할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가 안주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민의 술안주가 되는 정치는 인터넷 실시간 뉴스 검색어에 올라가고, 종편에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가십거리가 고춧가루 양념만 쳐서 술 상위에 올라앉는다. 김구 선생님은 “개인 생활에 너무 자세히 간섭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하는 데 그 사생활만이 서민의 싸구려 술안주가 되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은 고상하게도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외친다. 할 말은 없다.

정치하는 사람은 정적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권력으로 타인을 굴복시키고, 얼굴 붉히지 않고 타인을 비판하며,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영원한 지위와 권력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이 정치를 술자리에 가지고 오는 서민들까지 이들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자기와 다르다고 SNS로 타인을 사형시키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비판한다고 댓글로 욕을 한다면, 정치인들은 싸구려 술안줏거리로 선거판을 만들고 국민의 세금을 자기 돈인 양 공짜 공약으로 선거판을 도배할 것이다.

정치가는 자기 자신의 말도 믿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기 말을 믿어주면 놀란다고 한다. 자기 말이 술자리 안주가 되고 자기를 놀라게 한다는 소문이 만들어지면 정치가의 허영심은 팥으로 메주를 쑤고 콩으로 죽을 만들 것이다. 선거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 바뀐 세상을 잘못 차린 술자리 안주로 판을 깨서는 안 될 것이다. 서민의 술안주가 돼야 할 것은 선데이 서울의 기사가 아닌 정치인의 사기와 파렴치, 거짓말 공약과 국민의 혈세인 예산을 우습게 생각하는 행태가 돼야 한다. 그러면 정치가 술자리 안주가 되어도 정치인처럼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