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칼럼]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한다
[이정식 칼럼]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한다
  • 충청매일
  • 승인 2018.06.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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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녹음이 검푸르게 짙어가는 6월이 오면 꿈에도 잊을 수 없는 6·25전쟁의 처참한 비극이 떠오른다. 그래서 6월은 호국(護國)보훈(報勳)의 달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전몰장병들의 거룩한 희생에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우리국민은 분단국가의 비통함을 간직한 채 65년의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조국의 평화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함을 항상 개탄(慨嘆)해 왔다.

1950년 6·25전란이 북한의 남침으로 3년6개월의 치열한 전란을 겪었고, 1953년 7월 27일에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된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 기적같이 평화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핵 개발을 완성하고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쟁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던 북한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갑자기 평화 공세로 돌변했다. 남한 아이스하키팀에 공동 출전하고, 남과 북의 특사가 오가며. 예술 공연단의 서울, 평양공연 등 평화의 불길이 피어 오르더니 급기야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 회담이 열리고. 판문점 선언을 했다.

이어서 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게 됐다. 참으로 급변하는 정세에 전 세계의 이목은 북미정상회담에 쏠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자인 나라와 가장 가난한 나라와의 극적인 회담이라는데, 또 정치이념이 상반되고, 없어져야 할 공포의 무기 비핵화의 담판이라는데 초미(焦眉)의 이슈가 되고 있다. 6월 13일 지방선거의 관심은 빅뉴스에 가려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의 진통은 거듭해왔다. 양측의 쟁점은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핵심으로 이슈를 이루고 있다. 즉 미국은 진정성 차원에서 IBM(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해외반출 및 폐기부터 요구하고, 북한은 제재완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것이 서로 다른 쟁점이다. 과거 북핵 회담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미국은 신속한 일괄 타결이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단계적 동시조치를 주장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전쟁을 없애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차대한 회담의 성패의 준거(準據)는 어디까지나 진정성 있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상회담에서 CVID(안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가 됐든 CVIG(북한에 대한 안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체제안전보장)가 됐다 해도 그것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양측이 합의 했다 해도 복잡하고 지루한 이행 단계에 접어들면 그 과정에서 말로만 한 선언은 언제라도 허공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뼈아픈 경험을 생각한다면 일괄 타결이 우선 되어야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1994년 제네바 합의가 그러했고, 2005년 9·19합의가 파기 된 것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높아진 불신의 벽을 허물고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초기에 핵무기반출, 사찰단 활동개시 등 핵 동결을 뛰어넘는 통 큰 폐기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풍계라 핵시설 폭파 정도로는 불충분하고 만족할 수가 없다. 비핵화 합의 자체가 미완성인 상태에서 대북지원 사업을 논하고, 종전 선언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정치적 선언일 지라도 그것은 비핵화의 본질을 왜곡시킬 우려가 크다.

우리 5천만 국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본질보다 회담 성공개최라는 정치적 업적 쌓기에 방점을 두고 포장만 그럴듯한 회담결과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제 그 회담은 바로 내일로 다가 왔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세기의 대담판이다. 첫 미북 정상 회담이지만 몇 번을 더한다 하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꿈이 이루어지는 완전한 비핵화의 현명한 담판이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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