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등 야외 활동 잦은 40대 ‘고위험군’
유행시기, 6월 말…항체 형성기간 고려해야

해마다 여름이면 일본뇌염이 유행한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이미 지난달 초 채집된 전체 모기 개체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3~10배 많이 나타나고 있다.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에 걸리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본뇌염은 국내에서 최근 5년 간(2012~2016년) 모기 매개 감염병 중 17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6월말 유행 시작…심하면 사망할 수도

지난해에는 일본뇌염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빨간집모기가 6월 중순부터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예년보다 빠른 6월 말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다. 매개모기의 밀도가 높거나 채집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분리되는 경우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올해는 지난 4월 부산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되면서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제2군 법정감염병이다.

모든 매개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면 99% 이상은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증상이 발현되는 환자의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급성 뇌염으로 진행되면 20~30%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회복되더라도 3명 중 1명 꼴로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이 남는다. 감염됐더라도 현재까지는 보존 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매년 2~4명 사망…환자 90%가 40대 이상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2013~2016년 최근 4년 간 한 해 평균 27명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했다. 매년 일본뇌염 환자 가운데 2~4명은 사망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일본뇌염은 영유아 보다 성인에서 발생이나 사망이 더 많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 간(2013년~2016년) 발생한 환자의 90% 이상은 40대 이상 성인이다. 같은 기간 일본뇌염으로 사망한 환자도 모두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일본뇌염 백신은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아동은 보건소나 전국 7천여 곳의 지정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국내에 1971년 도입된 후 1985년부터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2015년 기준으로  영유아의 90% 이상에서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반면 40~50대 이상 성인은 백신 도입 이전에 태어나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항체를 보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 성인은 본격적인 6월 말 유행시기에 앞서 예방접종 등 대비가 필요하다.

●백신 본격 유행 한달 전 접종해야…1971년 이전 출생자 예방접종 맞아야

일본뇌염 백신은 인위적으로 독성을 낮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쓴 ‘생백신’과 열과 화학약품으로 바이러스를 죽인 후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을 정제한 ‘사백신’ 두가지로 나뉜다. 두 백신의 면역효과는 비슷하지만 생백신은 2년 동안 2회 접종, 사백신은 12년 동안 5회 접종으로 기간과 횟수에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영유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접종 가능하도록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일본뇌염 백신은 사노피 파스퇴르의 일본뇌염 생백신 ‘이모젭’이 유일하다.

이모젭은 1회 접종으로 2주 후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6월 말 본격적인 유행시기를 앞둔 지금이 예방 적기다.

특히 이른 여름휴가로 동남아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농촌, 골프, 캠핑, 낚시 등 야외 활동이 잦은 1971년 생 이전 출생자라면 성인이라 하더라도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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