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나눔교회 목사·시인

엊그제는 문익환 목사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가 서울 한신대학대학원 예배당에서 열렸다. 많은 이들이 참석을 해 그분이 남기신 족적을 더듬어 보고 최근 판문점에서 5월 26일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에게 문익환 목사님의 1989년 부활절 평양 방문이 역사적이고 대단한 것임을 깨닫게 하였다.

임수경의 전대협 방문으로 나라가 시끄러웠고 하지만 젊은 학생시절의 그녀가 판문점을 넘어서 걸어 내려올 때 와 같은 감격이었다. 그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으로 6·15공동선언이 나왔고 민족은 이제 막 통일의 길로 나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외세에 의해서 실현 되지 못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 10·4선언이 있었지만 실천 되지 못했고 근 10년 동안 남북은 단절 상태로 깊은 좌절을 맞이하게 됐다. 이명박 보수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금강산 박왕자 사건으로 모든 남북 관계가 단절되어 오늘에 이르게 됐다. 지난 이야기를 꺼내서 좋을 게 없다. 다만 판문점에서 북조선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한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만 해도 남북은 번영의 길로 나가게 되고 통일의 지름길로 달릴 수 있게 됐다. 어떤 연방제가 되든지 문익환 목사가 합의 했던 정신은 바로 판문점 회담과 같은 실천적 행동이었을 것이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이던지 하여간 어떤 형태로든지 남과 북은 통일의 길을 여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과거 6·25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회담이 이루어져서 모든 게 잘 풀리기를 기도 할 뿐이다.

문익환의 정신은 상호 평등과 평화에 바탕을 둔 그런 통일운동이었다. 통일의 선구자라고 하는 말을 들어도 참으로 괜찮은 평가요. 그분이 남기신 거룩한 통일의 정신이 이제 구현 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하는데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 북쪽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축사에서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기쁘고 훌륭하다고 축하했지만 통일운동의 봄기운이 한반도 전체를 들뜨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있어 트럼프대통령이 획기적인 제안을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아들이면 남북 교류는 급물살을 탈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해방이후 동족이 분단을 통해 입은 상처는 얼마나 크고 아팠던가. 이제 우리는 과거를 기억할 뿐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북미회담을 기다리고 있다. 모쪼록 강대국 미국이 한발 양보하고 또 두발 전진 하면 될 것이니 인내하며 결단을 하면 될 것이다.

전 세계 인민이 지켜보는 역사와 정치사에 있어 획기적인 담판인 싱가포르 회담의 성공을 기원 할 수밖에 없다. 문익환 목사가 꾸었던 꿈, 그의 호처럼 늦봄이 왔다. 오랜 73년 분단의 장벽을 깨고 새롭게 거듭나게 될 남북관계가 어떻게 잘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기찻길이 뚫리고 개성공단이 다시열리고 적십자 이산가족상봉이 시작되고 금강산 관광이 계속되는 그런 뜨거운 계절이 왔다. 한반도의 봄은 어느새 여름이라는 절기로 바뀌었다.

통일부 조명균 장관의 탁월한 지도력과 문재인 대통령의 위대한 통일 정신이 지난 100년 동안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게 되었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미국의 일방적 지배로 끌어왔던 냉전의 시기가 종말을 고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익환 목사가 살아 있었더라면 더덩실 춤을 추며 대학로나 광화문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통일은 다 되었어, 통일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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