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국제정치에서 한반도는 중동과 함께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 지역이다. 불확실성이 클 경우 비합리적이거나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래서 국제정치에서 중동과 한반도는 항상 관심의 대상 지역이 되고 있다. 정책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상태는 추구하는 목표를 알지 못하는 경우이다. 즉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

다음은 목표는 알고 있지만 수단을 알지 못하는 경우이다. 전자는 병이 난 경우 병명을 모르는 경우이고, 목표는 알지만 수단을 알지 못하는 것은 병명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이다. 다음은 수단은 알고 있지만 그 수단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 불확실성이 발생하게 된다.

한반도 문제가 불확실성이 큰 이유는 남북한 당사자 이외에 이해관계가 있는 미국, 중국, 일본, 소련이 한반도에서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남한과 북한도 그 궁극적 목표가 합의되어 있지 못하다. 남북한이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 목표인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평화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지, 서로가 흡수 통일하는 것이 목표인지 명확하지 않다. 남한의 경우도 무엇이 대북한 정책 목표인지 불분명하다. 최근 KBS 여론조사에 의하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24%이고, 조건을 달아서 큰 부담이 없으면 통일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5.1%이다. 현 공존 상태 유지와 통일을 원하지 않는 응답자가 30.9%에 달하고 있다.

인간이 의사결정을 할 때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요인은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이 무지, 인간행동에 대한 무지, 정책과 의사결정 상황의 복잡성과 동태성, 정보의 부족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 최근 한반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인간 행동의 무지와 정보의 부재가 지적된다. 한반도 문제에 중요한 결정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동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북미회담을 하겠다고 결정한 뒤에 미국 부통령을 대상으로 거친 말로 응답한 김정은,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을 중단시키고 하루 만에 급반전으로 재논의 가능성을 연 트럼프는 한반도 위기를 확대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크니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북미회담 결렬을 예측하지도 못한 채 귀국하고, 예측하지 못한 2차 남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 모든 불확실성에 가장 현명하게 대응한 쪽은 북미 회담장으로 예정됐던 싱가포르 샹그리아 호텔로 호텔 측은 북미 회담 예약 조건으로 100% 선납과 회담 결렬시 환불 불가를 조건으로 했다고 한다. 반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불확실성을 99.9% 확신으로 대응했다. 불확실성 속의 협상은 항상 마지막에 타결된다. 협상에서는 마지막까지 인내하고 조심하는 자가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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