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현도중학교, 전통 강호 누르고 소년체전 충북 대표로 선발

 

‘한 손엔 야구 배트를, 또 다른 손엔 책을’. ‘낭만 야구부’로 이름이 알려진 충북 청주 현도중학교(교장 김명철) 야구부.

‘낭만파 야구부’ 현도중이 ‘제47회 전국소년체전’ 충북 대표 출전권을 따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소년 야구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강호 세광중과 청주중 등을 누르고 충북 대표로 선발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현도중 야구부 역사는 5년밖에 안된 신생팀이다. 전교생은 고작 44명에 불과하다. 이 중 남학생은 32명, 여학생은 12명이다. 야구부는 주장인 이상준(3년)을 비롯해 19명이다. 남학생의 3분의 2가 야구선수인 셈이다.

열악한 선수 인프라 속에서도 충북을 대표하는 야구부로 성장한 것은 김명철 교장의 특별한 교육철학이 한 몫 했다.

2013년 10월 폐교 위기의 시골학교인 현도중은 학생 수 확보 차원과 체육영재 육성의 일환으로 청주지역 리틀야구단 출신 학생 10여명을 확보, 야구부를 창단했다.

김 교장은 ‘책 읽는 야구부’, 한 손에는 야구배트를 한 손에는 책을 쥐고 ‘생각하는 야구’,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어진(賢都)이 야구부’ 프로젝트로 희망찬 도전이 시작됐다.

김 교장의 부임 이전 학교는 운동부와 일반학생 간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학교폭력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김 교장은 독서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 야구부원들은 인문 소양교육을 매주 1시간씩 진행했고, 독서를 통한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벽은 허물어졌다. 이로 인해 소규모 시골학교의 학생들은 학년 간 구분없이 즐거운 교과 수업을 마치고, 방과후 교육 활동으로 자유롭게 야구를 즐기게 됐다.

김 교장은  “부임 이후 운동부 학생과 일반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감지되면서 이를 허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독서교육을 추진하게 됐다. 야구부에게 ‘한손에 배트를, 한손에는 책을’이란 슬로건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학생들간 서로 이해하고, 희생할 줄 아이들로 성장하고 있어 뿌듯하다. 현도중 프로그램의 나비효과로 충북을 비롯 전국 교육에 이슈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즐겁게 시작된 야구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성과도 거뒀다.

현도중은 2017년 충북소년체육대회 우승과 2015년 U-15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준우승, 2014년 한화기 야구대회 준우승 등의 경력이 있다. 또 올해 야구 명문인 전통의 청주중과 세광중을 물리치고 충북을 대표하는 야구부로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다. 학생들의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노력,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학교의 전 구성원과 지역 주민이 일치단결해 얻어낸 성과다.

이로 인해 현도중 야구부의 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다.

자유로운 야구 활동은 곧 팀의 기술과 팀워크로 이어졌다. 실제 현도중 야구부는 다른 팀에 비해 기술과 팀워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는 자신의 성적이 아닌 팀의 멋진 승리를 이끄는 견인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김영민 감독은 “성적과 등수에 집착해 선수들을 혹사 시키거나 힘들게 하지 않고, 재미있게, 소통하고, 협력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스포츠맨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며 “소년체전에서 즐기는 야구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낭만파 현도중 야구부’가 이번 소년체전에서 금빛 홈런을 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체육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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