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오늘은 좀 무겁지만 나름은 많은 고민 끝에 선정한 주제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표현은 한일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표현입니다. 한일관계가 상생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모순적 표현이 여전히 적용되는 이유는 그 전제로 위안부에 관한 일본의 책임 있는 사과 등 과거사의 선결문제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그러한 선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지만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여 진정한 문제의 해결로 평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미해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한일관계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최근 남북이 추구하는 ‘평화’라는 결과 도출의 필요성에는 의문이 없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바로 북한의 누적되었던 정전협정 위반에 관한 문제입니다.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폭격’의 문제는 분명히 발생했던 것이고, 그 결과 무수히 많은 안타까운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고 심지어는 군사와는 무관한 일반인들까지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자식을 잃고 느껴야 한 엄청난 슬픔의 고통을 그래도 나라를 지키다가 발생한 일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삼키는 수많은 이 땅의 평범한 부모 가족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분명한 정전협정의 위반문제로 적어도 분명한 사과를 통해서라도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핵문제의 해결을 중심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및 미북정상회담의 과정을 지켜보자면 지나치게 평화라는 결과에 집착하여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아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물론 남북의 문제를 한일관계의 사례에 곧바로 대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관계는 과거에 발생한 문제의 정상적인 해결을 통해서 더욱 발전해 나아간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꼭 무관한 문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남한은 그간 분단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징집제’를 유지하며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젊은이들의 병역이라는 희생을 강요했고 그 중 일부는 다시 돌아오지 못 할 길을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희생에 대해서 애써 눈을 감으며 지금은 평화가 필요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과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의문입니다.

평화라는 결과의 도출은 대등한 관계에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과를 통해서 마무리되고 미래지향적으로 과연 남북한이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것이 아니고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경제발전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해서는 전부 수용하면서 우리가 마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으며 모른 척 한다면 그것은 평화‘협정’이 아니고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앞에 ‘굴종’일 뿐입니다. 한반도에 그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진정한 평화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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