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지난달 27일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개최된 이후 그 어느 때 보다도 남북 화해와 통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개최된 첫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남북 최고지도자가 처음 만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높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1, 2차 정상회담 때 합의된 사항들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채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행위는 계속됐고 약속과는 다르게 핵 개발이 지속됐다. 따라서 다수의 국민들은 북한의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1년 만에 개최된 정상회담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이번만큼은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합의사항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을 기대해 왔다. 정상회담이 끝나고 곧바로 남북은 합의사항 이행의 진정성을 보여 주기위해 대북 확성기를 제거하고 북한은 핵 폐기를 위한 수순의 일환으로 남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전 세계에 공개하기로 하고 북미 간 정상회담 준비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만 보면 생각했던 것처럼 과거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는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남북고위급 회담을 눈앞에 두고 북한은 회담일정을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장하고 태영호 공사의 국회 발언, 연례적인 맥쓰썬더(Max Thunder) 한미공군 연합훈련, 탈북단체의 삐라 살포, 미국의 강경한 태도 등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합의사항에 대한 실천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갑자기 2016년 중국내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여종업원 13명을 남한 측의 강제 기획탈북이라고 주장하는 등 터무니없는 문제를 내세우면서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은 또다시 1·2차 정상회담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사항들을 냉정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평화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과거 반복해 왔던 행태와 같이 자신들의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남한과 국제사회를 또 다시 속이려 한다면 그 대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현재 처해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체제안정을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진정성이 필수적이다. 진정상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어느 것도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터무니없는 주장과 행동을 그만 멈추고 합의한 대로 하나하나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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