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수 청주시 공원녹지과 공원정책팀장

 

다가오는 5월 21일은 ‘둘이서 하나가 되는’ 부부의 날입니다. 그동안 당신과의 지나온 긴 세월들을 추억해 보며 많이 부족한 나와 두 아이의 엄마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 봅니다.

내가 빛나는 별이 되고 싶으면 그 별을 비춰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듯이 우리가 남남에서 연인, 그리고 부부가 돼 서로 의지하고 살아온 지도 벌써 26년이 흘렀네요.

아이들이 각자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 둥지를 떠나 곁에 없으니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해, 두 해 지나오면서 점점 자신감도 떨어지고 기억력과 건강도 흐려지고 약해지는 것을 느끼는 날이 될 때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홀로 홀연히 먼 여행을 떠날 것 같은 생각에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의 남은 삶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살아온 만큼의 시간을 더 산다고 가정하면 당신은 74세, 나는 80세가 되네요.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의 곁을 지켜주고 아웅다웅하면서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살고 있겠지요. 아니 그럴 수 있도록 건강관리 잘하며 서로 노력해야겠지요.

요즘 들어 부쩍 기운 없어하고 급격하게 변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 그동안 내가 너무 속만 썩이고 나 혼자만 밖으로 다니면서 당신한테 잘 대해주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닌가 싶어 미안합니다.

여보! 언젠가 내가 당신에게 했던 말이 기억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한 해에 한두 가지라도 실천해 보자고 했던 말 있잖아요.

1년에 한 번만이라도 건강할 때 해외로 나들이도 가고 봄·가을에는 맛 집 투어도 하고, 좀 여유 생기면 봉사활동도 같이 가고, 부모님 건강하실 때 모시고 해외도 가자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맘속에 하고 싶은 목록은 많지만 아직도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해요.

다시 한 번 부부의 날을 맞아 바라봅니다. 그동안 못했던 것들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얼마 전 아침에 골골거리며 약 먹는 모습 보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뭐라 했던 말이 무척 후회스럽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여행도 많이 하고 서로를 비춰주는 별이 돼 밝게 비쳐 주도록 합시다.

우리가 밝게 빛나야 아이들도 밝은 빛이 돼 줄 것이니까요.

늘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신께 고맙게 생각하며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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