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서산서 첫 시사회
박정희 정권 인권유린 만행 폭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심어주길”

 

57년간 은폐된 박정희 정권의 인권유린 사건의 내막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서산개척단'이 지난 14일 롯데시네마 서산점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는 오는 24일 전국 동시상영 개봉을 앞두고 ‘서산개척단'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을 비롯해 배급사와 홍보사 관계자와 생존 단원 및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무대인사를 했다.

‘서산개척단'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국가 재건이라는 미명 하에 1961년부터 국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간척사업에 강제 동원한 대한청소년개척단, 일명 서산개척단의 실체를 5년간의 심층 취재를 통해 담은 작품이다.

당시 정부의 사회명랑화 작업의 일환으로 영문도 모른 채 청춘의 나이에 전국에서 개척단으로 끌려와 국가의 이름으로 갖은 핍박과 억울한 죽음 등을 당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끔찍한 인권유린 현장을 고발했다.

이날 영화에 출연하며 진실을 알리고 있는 개척단 정영철 대책위원장은 “개척단의 진실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서울과 서산에서도 여고생 등 시민들이 개척단을 돕기 위해 국민청원에 동참하겠다고 해서 요즘 힘이 난다”며 “영화를 만들며 고생한 이조훈 감독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조훈 감독은 “지역민을 아끼는 마음으로 오늘 첫 시사회를 서산에서 선택했다. 오는 18일은 서울 용산 CGV 6개관에서 시사회를 한다”며 “영화를 통해 과거 역사에 대해서 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객 박정우(동문동)씨는 “아내 따라 아무 생각없이 따라왔는데 이런 내용의 진실을 알고 충격적이었다”며“ 그래도 진실은 묻히지 않는구나 진실은 항상 살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됐다. 영화를 만든 연출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서산 산동리가 엄마 친정인데 개척단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길가에 붙은 홍보물을 보자마자 오고 싶었다”며 “얘기로만 들었는데 영화를 보니 너무 고생들을 많이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 꼭 좋은 결과 있기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조훈 감독은 “다큐멘터리가 설명을 하지만 그런 나레이션을 넣지않고 피해자인 개척단원과 관련자들이 직접 자기의 역사를 입으로 얘기하기를 바랬고 나는 붙여 넣었을 뿐”이라고 겸손해하며“처음에는 창피하니까 자식들이 알지 안했으면 좋겠으니까 하고 이야기들을 안했지만 차츰 차츰 얘기를 나누면서 자신들의 과거를 털어놓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분들이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가 그 당시 얼마나 음모를 가지고 기획을 했는가, 이런 사실을 알게 알게되면서 여러분 자신도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게 된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덧이 씌워져 있었던 부랑아, 폭력배, 윤락녀니 하고 씌워져 있던 것들이 처음에는 내가 잘못해서 끌려왔나봐 라는 생각들을 하시고 계시다가 점점 이 문제의 진실을 접근하면서 우리가 핍박받고 살어왔던 삶이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어 라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시게 됐다”고 영화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거부하시던 분들이 마지막에는 청와대 앞에까지 가서 57년 만에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라며 “청춘을 바쳐 고생했던 부분들을 보상받고 국가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근현대사의 역사교과서에도 수록될 정도로 중요한 역사이다. 여러분들이 개척단원이라 생각하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산개척단은 ‘2018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최대 화제작으로 (주)훈프로가 제작하고 이조훈 감독이 당시 개척단원의 증언과 취재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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