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필자가 거주하는 저장성은 세칭 ‘부자동네’로 정평이나 있다. 산악이나 농촌 등 구석진 곳들을 두루 돌아다녀 봐도 우리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궁벽한 산악 마을까지도 곧게 뻗어있는 4차선 도로!  번듯번듯한 건물들이 즐비한 농촌마을! 문화광장에는 그 마을의 역사를 조감할 수 있는 상징물들을 설치되어 있다. 어느 날 마을 광장에서 아이를 하나만 낳아 잘 기른다는 내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된 ‘인구문화광장’을 목격했다. 거기에는 ‘인구 종’이라는 상징물도 있었다. ‘종(鍾)’은 경각심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1704년에 중국의 인구는 겨우 1억명! 중국정부가 수립된 1949년은 5억4천, 1982년에는 10억, 2000년에는 13억4천, 2008년 현재 13억 4천! 우리 모두 인구증가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새겨 있었다. ‘인구절벽’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우리 실정에 비하면 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은 1980년부터 ‘1가족1자녀’정책을 강력히 펼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필자가 동료직원에게 질문 한 적이 있다. “벌금을 내야한다. 액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라고 답한다. 중국인들의 준법정신은 매우 강하다. 이태 전부터는 두 자녀까지는 허락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초등학교를 신설된다. 그러나 이곳에선 아파트단지가 신축되어도 학교가 신설되지 않는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등·하교 때문에 여간 고역이 아니다. 승용차나 오토바이로 실어 날라야 한다. 교문은 등·하교 시간만 되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학교 인근 아파트는 보통아파트에 두 배나 비싸서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낸다. 이곳 학교는 천여 명이상 되는 대규모 학교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이 걸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한국은 천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 직장인들은 자녀교육 때문에서라도 시부모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산다. 퇴직한 할아버지가 손자를 오토바이에 앞에 태우고 학교에 가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한 자녀만 키우다보니 교육열이라면 한국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렇게 온 집안 식구들이 손자를 중심으로 하루 일과가 짜여 있다. 그래서 작은 황제란 뜻으로 ‘샤오황디(小皇帝)’라고 한다. 샤오황디(小皇帝)의 세대! 이들은 영리하고 똑똑하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라서 타인을 배려할 줄을 모르고, 인내력이 부족하고 한다.

얼마 전 ‘중학교 수준의 단어를 못 읽어 고개 숙인 북경대 총장’이라는 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의 ‘국어’를 중국에선 ‘어문(語文)’이라고 한다. ‘어문’과목은 중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중국 학생들은 쉬운 한글을 쓰는 한국 학생들이 부럽다고 한다. 중국에선 국가적 차원에서 어려운 만큼 ‘어문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쓰는 한자를 ‘간자(簡字)’라고 한다.

중국에선 어려운 어문교육을 통해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인내력과 집중력을 위해 ‘쓰기교육’을 특히 중시한다. 세계화 시대에 한자교육! 이는 시대적 요청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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