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을 향한 막말로 국회 등원 거부를 계속하던 한나라당이

이해찬 총리의 사과를 받아들여 정상화에 합의했다. 국회의 파행이 끝난 것은 다행스럽다.
지금 이 나라는 국회가 보름 가까이 문을 닫고 있어도 괜찮을 만큼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물론 여야가 국회에 모여 국정을 논한다고 해서 상심에 빠진 국민들이 바로 위로를 받는다거나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매는 경제가 금세 나아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또 계층과 지역, 세대별로 찢어져 대립하는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의 단초를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국회의 문이 열려있기를 바란다.

혹시나 이번에는 국민의 뜻을 빙자해 당리(黨利)만 취하려는 고질적 당략(黨略)을 버리고 민생을 위한 본연의 정치를 해 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국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서민들의 한숨을 위로하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모으는 민생국회가 되도록 합의해야 한다. 국회가 열리거나 말거나 ‘그게 그것’인 정치판이 재연되는 건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범죄행위와 다를 바 없다. 현재의 17대 국회가 오랜만에 여대야소로 출범할 때 국민들은 적지 않은 기대를 가졌다. 여당 단독으로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확보했으므로 집권당이 뭔가를 보여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실망이 더 크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실수에 따른 반사 이익을 취하는 모습 말고는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할 지, 노동당원을 보고 정치를 할 지 선택해야 한다. 유일한 이념정당이면서도 기존 정당처럼 두루뭉실하게 삼원색(三原色)을 다 가지려 하면 결국은  불투명한 검정색깔 밖에 얻을 수가 없다.

국민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국회상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여당다운 여당, 야당다운 야당, 이념있는 이념정당이다. 그렇게 하라고 선출해줬음을 잊지 않는 국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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