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시안이 발표됐다. 가장 큰 변화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7학년도에 수시모집 제도가 도입된 후 25년 만에 수시·정시모집 개념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후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수시·정시 구분 없이 대학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수백 가지가 넘는 수시전형의 복잡함을 줄이고 단순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11일 입시개편안을 담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서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 중 대학이 정한 2~3개를 객관식 시험으로 치르는 적성고사 전형을 폐지하고 수능에 주관식 논·서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도 담았다. 교육부는 선발시기와 수능평가방법을 조합해 크게 5가지 개편안을 담은 2022학년도 입시안을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숙의·공론화해 8월까지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반드시 결정해줄 것을 요청한 주요 논의 사항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간 적정 비율, 대입 단순화를 위한 선발시기 개편, 수능 평가방법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학종전형과 수능전형 비율과 관련, 교육부는 주요 대학에서 확대되는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란 공정성 시비를 낳는 것을 고려해 수능전형과의 적정 비율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학종전형의 지나친 확산을 막음으로써 수능전형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수능전형 비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 단순화를 위한 선발시기 개편의 제1안으로 제시된 것은 수시·정시를 통합해 실시하는 방안이다. 수시와 정시모집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단일모집으로 25년 만에 되돌리는 내용이다. 수능 평가방법으로는 전과목 9등급 절대평가 전환, 현행 상대평가(일부 과목 절대평가) 유지, 변별력 강화를 위한 수능 원점수제 도입 등 3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결론적으로 선발시기를 통합할지 말지, 평가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을 놓고 경우의 수를 조합해보면 5가지 모형이 나온다. 다른 조합도 가능하지만 큰 틀에서 국가교육회의의 선택은 이 5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입전형을 결정하게 될 공이 교육회로 넘겨졌다. 시대의 변화에 걸 맞는 입시제도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입시체제를 갖춰야 하며 다양한 주제로 토론수업이 활성화 되려면 주관식 논·서술형이 필요하다.

이번 교육부의 개편안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잦은 입시제도 변화로 인해 일선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달라지는 입시제도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게 개선되는 입시제도여야 한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숙의하고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대입제도의 단순화로 학생부 교과·종합 전형의 중요도가 높아져 깜깜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학생부 기재 방식과 평가 신뢰도를 개선하는 것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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