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기후 변화 따른 주산지 이동현황…남부→충북·강원 북상
21세기 후반 아열대로…사과·복숭아·포도 재배지 줄고 감귤 늘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국내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가 남부지방에서 충북·강원지역으로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면서 사과·복숭아·포도 등의 재배가능지는 줄고 감귤·단감 등은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통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에 따르면 RCP 8.5 및 RCP 4.5 시나리오 모두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기온 상승과 함께 폭염, 열대야 등 기후 관련 극한지수가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RCP 4.5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의 기후 시나리오, RCP 8.5는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의 기후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국내 지역별로 1973년과 2017년 전국의 연평균기온은 0.67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주권은 1.14도 오르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고 수도권은 0.91도, 강원권은 0.90도 상승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1980년 전국에 걸쳐 형성돼 있던 사과재배지는 1995년 이후 예산 등 충남지역 일부, 충주·제천 등 충북지역, 청송·안동·영주 등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이어 정선·영월·양구 등 강원 산간지역까지 확산됐다.

사과 재배가능지는 급감하면서 21세기말에는 강원도 일부지역만 재배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숭아 재배면적은 1990년 이후 부천·평택 등 경기지역과 천안·아산·논산 등 충남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반면 충주·음성·영동·옥천 등 충북지역, 춘천·원주 등 강원지역, 영천·경산·청도 등 경북지역의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복숭아 재배가능지는 2050년대까지 30년 평균면적 대비 소폭 늘겠지만 이후부터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2090년대는 영동·전북 일부 산간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포도 재배면적은 김해·밀양·양산·창원 등 경남지역에서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영월·삼척·양구 등 강원지역에서는 재배면적이 빠르게 증가했다.

포도 재배가능지는 2050년대까지 완만히 증가한 이후 급감이 예측된다. 고품질 재배가능지는 202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단감은 1980년대에는 순천·광양·창원·김해·밀양 등 따뜻한 남해안에서 재배됐으나 1990년대에는 경주·포항·경산 등 경상도 동해안과 나주·장성 등 전라도 서해안을 중심으로 재배지가 확대됐다. 2000년대에는 경북의 동해안을 따라 영덕 및 내륙 지역까지 재배지가 북상했다.

단감 재배가능지는 재배한계선이 북상하고 산간을 제외한 중부내륙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고품질 재배면적지의 면적과 총재배가능지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귤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됐으며 경남 및 전남에서는 1980년까지는 일부 재배하고 있었으나 1990년대부터는 감소 추세다. 2000년대부터 경기 이천과 충남 천안 등에서도 일부 재배 중이다.

감귤 재배가능지는 남해안 일대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고 있으며 강원도 해안·제주도 중산간도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삼은 전통적으로 금산·음성·괴산 등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으며 1995년 이후부터는 홍천·횡성·원주·춘천 등 강원지역으로 확산됐다.

인삼 재배가능지는 감소 추세가 예상된다. 21세기 말에는 강원지역 일부, 내륙 산간지역에 국한돼 재배될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21세기 후반기에 남한 대부분의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고 작물 재배가능지가 북상할 것”이라며 “국민대표 과일인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재배가능지는 줄고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감귤, 단감 등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