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충북도교육청 교육복지과장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먼지가 청사를 덮고 있을 때, 우리교육청 사랑관 현관에서는 ‘청렴시화전(淸廉詩畵展)’이 열렸다. ‘청렴’을 주제로 한 시화(詩畵) 작품을 감상하며, 무언의 소통으로 청렴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마음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가지고자 마련된 공간이었다.

처음엔 청렴시화전(詩畵展)이라고 하니, 언뜻 어떤 것을 뜻하는지 어떤 형태의 것들이 전시되는지 자못 궁금했다. ‘청렴이라는 글자와 그림으로 무엇을 쓰든, 어떻게 꾸미든 어찌 아름다움으로 바뀌어 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다.

전시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잘 알려진 유명한 시인들의 작품들과 서예, 그림 등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들이었다. 시의 구절을 읽으면서 청렴의 소중한 의미를 생각하게 됐으며, 세모의 붓 끝 힘찬 기운에 청렴의 기를 느꼈으며, 푸르름을 더해가는 소나무의 기상이 온 몸을 휘감아 옴을 알게 됐다.

요즈음 학교나 가정이나 세상이 온통 소통과 협력을 말하고 있다. 또 새 시대의 흐름에 병행해 ‘청렴’이라는 단어가 단연 으뜸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일 접하는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컴을 통해 흘러나오는 사회적 비리가 온통 청렴하지 못한 위정자들의 마음가짐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착복하는가 하면, 부실한 해외자원투자 및 각종 비리 등으로 수 조원의 국고를 자신의 재산인 양 떡 주무르듯 해 손실되는 것을 보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가 없다.

우리교육청은 학생들의 교육과 시설 환경 등으로 1년간 2조6천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 18만여명의 학생들에게 1년간 쓰여 질 예산보다도 훨씬 더 많은 예산 등이 위정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손실되는 것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청렴하지 못한 소수의 위정자들에 의한 부패와 타락과 욕심에 기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직한 마음과 청렴한 행동으로 이 나라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깨끗한 나라로 만들어 후진들에게 넘겨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 다음과 같이 말씀했다. ‘凡유例之沿襲者는 刻意橋革이니 或其難革者는 我則勿犯하라(범유래지연습자는 각의교혁이니 혹기난혁자는 아즉물범하라.’

무릇 전부터 내려오는 그릇된 판례는 굳은 결심으로 고치도록 하고, 혹 고치기 어려운 것이 있더라도 나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온갖 부정과 부패로 사회를 어지럽히고 더럽게 만든다고 해서 같이 동조해 세상을 어지럽히면 안되며, 나만이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욕심(慾心)은 화(禍)를 부르고, 화(禍)는 죽음(死)을 부른다’고 어른들께서 말씀했다. 오늘 교육청의 ‘청렴시화전’을 보며 불현 듯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 생각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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