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칼럼]책(冊)을 더 가까이
[이정식 칼럼]책(冊)을 더 가까이
  • 충청매일
  • 승인 2018.04.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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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 활자본,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청주흥덕사지 고인쇄박물관을 돌아보며 선현(先賢)의 지혜로움이 마음에 다가온다. 문득 책을 더욱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수불석권(手不釋卷)이란 중국고사 성어가 떠올랐다. 삼국지에 오나라 손권(孫權)이 그의 부하장수 여몽(呂夢)에게 말 한데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다. 공자도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손끝에 책을 놓지 않았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략을 겸비하려는 장수라면 어찌 책을 읽지 않고 병법에 성공 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어 모르는 것을 알려하지 않는 사람, 음악을 듣고도 마음속에 아름다움을 그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서서히 죽어가는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국민의 정서적 풍요로움과 인간다운 건강한 아름다움은 책을 읽어 찾아 내야한다. 선현의 숭고한 얼을 되새기면서 현실 문명을 탐구하고 스스로 자성을 해가는 겸허한 문화인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을 스마트폰에서도 찾는다고 하는데 거기에도 그런 기능이 있겠지만 그것에는 정서가 부족하고 기계적이다. 능동적 인간미가 없고 따뜻한 정과 사랑을 느낄 수가 없다. 책을 읽고 자기 성찰을 통해 인생철학이 바로 서야한다. 그래야 인간적일 수가 있다. 따라서 글을 짓는 창작능력도 아직까지는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다.

요즘 문학단체는 수없이 늘고, 작가는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출판물은 홍수를 이루어도 책을 읽어주는 독자가 줄어든다면 슬픈 일이다. 책 읽는 정서적 풍요로움이란 꿈이 아닌가. 그러니 출판업계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만 간다. 거리마다 넘쳐나던 책방은 자취를 감추고 책을 사보는 사람이 드물고 책을 펴내어도 무상의 착한 선물로 치부하는 이가 많다.

이제 정부에서도 2018년을 ‘책의 해’로 정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문화관광부와 출판문화협회, 문인이 모두가 나서 지난 3월 23일 ‘책의 해’ 출범식을 가졌다. 25년 만에 반가운 일이다. 책의 해 문화관광부는 도서 구입비도 소득공제를 해주고, 찾아가는 이동서점, 북 트럭 운영, 전국 심야 ‘책방의 날‘ 운영, 책 읽는 가족 한마당축제, 전국 도서관의 우수독서 프로그램 발굴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금년 한 해의 이벤트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이참에 더 붙여 학습방법에도 책 읽고 독후감 쓰는 분위기도 함께 살렸으면 어떨까. 글 짓는 능력인 사고력도 기르고 책도 많이 사 읽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 아닐까. 어떻게 하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올인 하는 것만이라도 줄여 책을 가까이 했으면 좋겠다. 책과 친숙해지고 책을 읽고 책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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