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수 청주 모충동 주민센터 주무관

 

집에선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밖에선 그저 하나의 단체 안에 속한 개인으로서 이제껏 ‘책임’이란 단어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임용된 지 불과 두 달이 되지 않았지만 살면서 처음 느끼는 책임감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민원대에 앉아 여러 민원인을 상대하며 ‘담당자’란에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서류를 발급해주고 있다. 아직 업무가 미숙해 실수도 하고, 계속된 불확실 속에서 일하지만 어찌 됐든 모든 책임감은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민원 업무에 내가 하는 방식이 맞는지, 너무 오래 걸리진 않는지, 민원인에게 불친절하진 않았는지 매 순간 긴장하며 일하고 있다.

특히나 ‘담당자’란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 혹시나 실수로 개인들의 이해관계에 잘못 관여하는 게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책임’과 ‘무게’란 말은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업무를 하며 성장하고, 또 다른 업무를 하고 계속 공직에 있는 한 책임감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에 맞춰 무게감도 커질 것이고. 하지만 무게감은 갖고 있어야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무게감에 당황하지 않고 그 무게감을 갖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이 있다. 내가 묶은 매듭은 내가 푼다는 마음을 갖고 책임지도록 하겠다. 풀리지 않더라도 끝까지 책임감을 안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온 국민은 평창 동계 올림픽 경기에 열광하고 응원했다. 4년간, 아니 평생을 피나는 노력을 한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태극기를 달고 한 몸 다 바쳐 경기에 임해줬다. 책임의 무게가 막중함을 알기에, 그들의 값진 노력을 알기에 그들의 실수에도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나도 이제 시작하는 신입 공무원이지만 내가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그 무게감을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할 것이다. 선수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듯, 나도 앞으로의 내 공직생활에 모충동을 대표해, 더 나아가 서원구, 청주시를 대표해 책임감을 갖고 무게감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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