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서울~대전~부산을 잇는 경부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물류 흐름의 동맥인 고속도로도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중심을 이루어 왔다. 경부축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 충남 천안권, 대전, 대구, 포항, 부산이 경제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지나친 경부축 중심의 전략으로 인해 국토는 불균형하게 발전해왔고, 지역간 양극화와 갈등이 커지게 됐다. 호남, 충북, 강원은 경부축에서 소외되거나 부차적인 혜택만을 받아왔다. 중부내륙과 중앙 고속도로를 건설했지만 이미 고착되어 있는 경부축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이러한 경부축에 대응하고, 국토의 균현발전을 위해 충북에서 강호축(강원~충청~호남)을 제안하였다. 경부축과 결합해 X축을 형성함으로써 국토를 골고루 발전시키자는 취지이다. 경부축이 산업단지, 물류, 건설 등 하드웨어 중심의 발전축이라면, 강호축은 바이오, 유기농, 식품, 에너지, 백두대간 권역의 청정환경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치유벨트 등을 성장 동력으로 하는 발전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40여 년간 쉼 없이 달려온 하드웨어 중심의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 중심에는 경부축이 있었다. 쉼 없이 달려온 경제성장은 많은 것을 이루어 왔으나, 또 많은 것을 잃었다.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갈등, 양극화, 농촌쇠퇴, 도시화,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남겼다. 왼쪽 어금니가 아파서 오른쪽으로만 음식을 씹으면 얼마 가지 않아 오른쪽 어금니에 탈이 나듯이 말이다. 이제 휴식과 대안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강호축은 경부축 중심의 국토에 대안과 휴식을 주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경부축에 강호축을 더함으로 양쪽 어금니를 다 사용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 효과는 한쪽만 사용할 때 보다, 단순한 수치연산에 따른 2배가 아니라, 훨씬 더 긴 지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며, 질적인 성장을 더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문턱을 넘어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강호축 전략이 기존 경부축의 오류를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 꼭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을 제외하고는 토목건설 중심이 아니라, 쉼 없는 달림으로 지친 국토와 사람을 쉬게 할 수 있는 휴식과 치유의 전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백두대간의 청정환경, 대청호와 충주호의 수자원, 친환경농업 등은 자연과 인간에게 휴식과 치유가 될 것이다. 기업 중심의 경부축을 벗어나 국민(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발전축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강호축을 따라서 멸종위기 1급 조류인 황새가 훨훨 날아다니는 그림을 그려본다. 황새는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이다. 황새가 날아다닌다는 것은 그 하위의 생태계가 완전하게 복원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새의 먹이인 개구리, 물고기, 곤충, 들쥐, 뱀, 지렁이 등이 번성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땅과 물과 공기가 다시 깨끗하게 돌아왔다는 신호이다. 그리고 인간에게도 건강한 먹거리와 삶의 공간이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새에게는 남북분단이 없고 국경이 없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의 체육·문화교류와 더불어 황새교류를 통한 남북 긴장완화, 즉 황새 데탕트도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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