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나라 잃은 비통함 담아

 

소설 ‘임꺽정’ 작가인 벽초 홍명희가 쓴 자필 편지(사진)가 108년 만에 그의 고향인 충북 괴산으로 돌아왔다.

지난 2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홍명희 자필 편지는 4통으로 경북 안동시 풍산면 오미리 풍산 김씨 집안에서 한국국학 진흥원에 기탁했고, 풍산 김씨 문중과 한국국학 진흥원의 협조로 고향인 괴산으로 오게 됐다.

홍명희 자필 편지는 원본 형태로 한국국학 진흥원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괴산군은 원본을 넘겨받아 전시할 계획이다.

홍명희가 쓴 자필 편지에는 홍명희 부친 홍범식 열사가 금산군수 재직시절 나라가 망하자 1910년 8월 29일 자결, 홍명희가 아버지 상을 치러준 풍산 김씨 집안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과 나라를 일제에 빼앗기고 아버지를 잃은 것에 대한 애절함과 비통함이 담겨져 있다.

홍명희에게 편지를 받은 김지섭은 안동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 의열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1924년 1월 5일 일본 황궁에 폭탄을 투척해 검거된 후 일본 지바 구치소에서 순국한 독립 운동가로, 홍범식 자결 당시 금산 재판소에서 통역 서기로 일하며 홍명희에게 아버지 유서를 전달한 장본인이다.

한국국학 진흥원에 따르면 이 편지들은 벽초 홍명희가 직접 붓으로 쓴 자필 편지로, 안동출신 독립 운동가와 순국열사 홍범식과 애국동지 인연을 나타낸 소중한 자료다.

한편, 학계에서는 홍명희가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참지 못하고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려는 이념을 담은 소설 ‘임꺽정’을 쓰게된 배경으로 추정해 보는 중요한 자료로 보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