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독점 규제 심사 늦어져…6월께 인수 될 듯

일본 도시바의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대한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무산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반독점 규제 등에 관한 기업결합심사 승인 과정이 길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13일 전자업계와 로이터에 따르면 야스오 나루케 (Yasuo Naruke) 도시바 메모리 사장은 지난 9일 사업 매각과 관련해 “거래를 3월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다”면서 “4월, 5월 또는 6월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매각이 지연되는 이유는 중국 쪽 반독점 규제 등에 관한 심사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의 심사는 끝났으나 중국에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내부에서는 도시바 인수에 따른 자국 반도체 산업 영향을 우려해 중국 측에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 측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사업 지분 인수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심사 승인을 늦추면서 향후 조건을 내거는 등 향후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가려는 포석을 놓는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인수합병(M&A)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 이들도 있다. 메모리 사업 매각이 추진된 배경인 ‘상장 폐지’ 우려가 불식된 상황이어서 도시바 측에서 계약을 이어갈 실익이 적어졌다는 관점에서다.

지난해 도시바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상장 폐기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채권 매각, 미국 행정부의 감세 조치 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도시바는 미국 회계 기준에 따른 2018년 3월 기준 연결 최종 손익을 기존 예상 1천100억엔 적자에서 5천200억엔 흑자로 조정했다. 또 이달 말까지 예정대로 메모리 사업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도 자기자본 4천6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시장에서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 매각이 지연되면서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이 적다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최근 이 회사의 기술 수준이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으며, 서버용 SSD 개발을 진행하면서 자체적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사업 인수로 발생할 환율 위험을 피하기 위해 투자 비용 4조원 이외에 별도로 800억엔 수준의 장기 차입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진행 중인 계약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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