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가 팀 창단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현대는 1일 가을 장대비속에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9차전에서 경기 초반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대량득점에 성공한 뒤 삼성의 막판  추격을 8-7로 힘겹게 뿌리쳤다.

 이로써 3차례의 무승부를 연출하며 초유의 9차전까지 벌어진 올 한국시리즈에서 현대는 4승3무2패를 기록, 지난 98년과 2000년, 2003년에 이어 팀 통산 4번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 현대의 한국시리즈 연속 제패는 해태가 86년부터 89년까지 4연패, 96년과 97년 2연패한 데 이어 프로야구 사상 3번째다.

반면 삼성은 원년 이후 9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또다시 `가을축제  징크스'에 시달리며 8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3세이브를 올린 현대의 특급 마무리 조용준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81표 중 68표를 획득, MVP의 영광을 안으며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경기내내 잠실구장을 적신 가을비속에 펼쳐진 9차전은 막판 사실상 경기를 진행하기 힘든 수중전으로 전개된 가운데 양팀이 2차례의 결정적인 실책과 어이없는  주루플레이가 이어져 막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었지만 현대는 경기 초반 대량  득점을 올린 뒤 신철인과 조용준을 투입해 1점차의 숨가쁜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삼성은 1회말 김한수의 우월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현대는 공수  교대  뒤타자일순하며 무려 8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현대는 2회초 이숭용이 볼넷, 전근표의 좌전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든 뒤  박진만의 적시타와 채종국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뽑아 3-1로 뒤집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송지만, 전준호의 연속안타와 삼성 포수 진갑용의 2루 악송구까지 겹쳐 현대는 5-1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현대는 브룸바가 볼넷을 고른 뒤 심정수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이숭용의 내야땅볼을 삼성 양준혁이 빠트리는 틈을 타 3점을 추가, 8-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삼성은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졌지만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4회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어 현대 선발 오재영을 강판시킨  삼성은  김종훈의 좌전안타로 2점을 만회했고 양준혁은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한수가 다시  좌전안타를 날려 8-4로 추격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 조동찬이 우중간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박한이의  내야땅볼때 홈을 밟아 8-5로 따라붙었다.

 끝없이 내리는 가을비로 인해 경기가 10여분 중단된 8회말에는 삼성이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으나 뼈아픈 주루플레이 실수로 무산시켰다.

 현대가 특급 마무리 조용준을 투입했으나 삼성은 선두타자 신동주가 3루  실책, 대타 박종호는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후 9번 조동찬이 우전안타를 터뜨렸으나 앞선 주자 2명이  3루에서  어이없이 겹친 탓에 아웃돼 무사 만루의 찬스가 졸지에 1사 1,3루가 되고 말았다.

 삼성은 박한이의 내야땅볼로 1점을 만회했지만 결정적인 주루플레이 실수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끝내 패인이 되고 말았다.

 삼성은 9회말에도 김한수가 볼넷, 대타 김대익이 우전안타를 날려 이룬 2사 1,2루에서 현대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으로 1점을 보탰지만 후속타자 강동우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나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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