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준비해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사실 개막식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 도발로 촉발된 예상치 못하는 위협 속에서 과연 올림픽이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을까하는 염려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올림픽에 참가와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게 되면서 그 어느 올림픽보다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동시에 개최한 5번째 국가가 되었다.

1988년 하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필자는 1988년에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하계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개막식 때 한 어린 소년이 적막이 감도는 운동장 한 가운데를 굴렁쇠를 굴리며 가로지르는 장면이다. 아주 단순한 듯 보이지만 순진한 어린이의 굴렁쇠 굴리기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깊게 심어주기에 충분하였다.

그 당시 필자는 대위를 달고 서울 인근의 한강변을 지키고 있었다. 당시에는 북한이 지구촌 최대 축제가 남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방해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완벽한 경계 작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임진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던 한강변은 과거부터 수많은 수중 침투가 실제로 있었던 지역으로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매일같이 최고조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다보니 피로감도 누적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들 덕분에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에 임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우리나라는 올림픽을 계기로 놀라울 정도로 국격이 높아지고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이후로 개최된 2002년 한일월드컵은 또 다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온 거리는 응원의 물결로 가득차고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던 4강이라는 놀라운 성적까지 올리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세계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고 이러한 높아진 국가 위상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중심국으로 우뚝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지금부터 더 중요한 것은 올림픽의 성공을 어떻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느냐의 문제다.

올림픽을 개최했던 많은 국가들이 올림픽이 끝난 이후 각종 시후관리를 제대로 못하여 자국 국민들의 지탄과 불신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림픽의 성공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데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간의 화해무드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진정성 있는 관계로 발전하여 모두가 바라는 남북통일로 가는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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