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무척 놀랐던 일이 생각난다. 평소 3만원대였던 전기요금이 지난 여름에는 무려 10여만원이 청구됐다.

유례 없는 무더위에 온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명색이 전기회사에 근무하며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익히 들어온 나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도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절약이 화두로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에너지 절약에 대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효율성은 낮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구호만 난무할 뿐 생활 속 실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의 소비가 증대하지만 우리는 이를 당연히 누려야 할 대상으로 생각할 뿐 아끼거나 보존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에너지 절약은 어려운 곳에 있지 않다.

외출할 때 형광등, PC 등 각종 전기기구의 전원을 끄고, 약간의 더위와 추위에도 인내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다. 또한 하루정도 TV를 끄고 아이들과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울러 한전 진천지점이 운영하고 있는 ‘전기 없는 생활체험관’을 방문해 우리 조상들이 전기없이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더이상 우리 아이들에게 고유가와 전기수요가 늘 때마다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자.

에너지는 당연히 소비 대상이 아닌 보존 대상으로 생각하도록 우리 어른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이제 말보다는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이제 무더위가 지나고 추위가 찾아온다.

이번 겨울에는 추위의 힘에 못 이겨 전기를 낭비하는 어리석음은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김경준/ 한전 진천지점 총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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