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청년실업 문제가 그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다. 직장을 잡지 못한 젊은이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심지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도 무척 곤혹스럽다고 푸념을 한다.

자신의 서랍 속에 취직을 부탁 받은 이력서가 수 십장 씩 쌓여 있는데 줄기는커녕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란다. 기업은 기업대로 고충이 큰 모양이다.

필요로 하지 않은 인력의 취업서류를 보는 것도 고역이려니와, 채용압력을 적당하게 피할 방법도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 저곳에 이런 저런 어려움이 많은 게 오늘의 현실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 9월 현재 청년실업률이 6.7%이다. 이것은 전체실업률 3.2%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물론 청년실업률이 전체실업률보다 높은 것은 OECD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가 좀 심한 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원인을 공급측 요인과 수요측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급측 요인으로는 우선 고학력자 수의 급증을 들 수 있다. 10년 전에 비해 대졸자 수가 3배나 늘었으며, 신규노동시장 진입자 중 전문대 졸 이상자가 80%에 육박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취업관련 교육의 부재와 산업현장수요의 불일치를 들 수 있다. 이것은 젊은이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편향된 직장선호 추세를 보일 뿐 아니라, 직장을 향한 눈높이 조절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에 대한 진로 및 직업지도 교육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한편, 수요측 요인의 첫 번째는 일자리 감소이다. 청년층 고용비중의 지속적 감소와 함께 눈만 높은 구직자가 만족할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다.

중소기업의 근로여건이 취약하다보니 기대치가 높은 젊은이들을 흡수할 유인책이 없고, 경력직 채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도 빠뜨릴 수 없는 이유이다.

두 측면을 살펴볼 때, 청년실업의 원인은 사람을 쓰는 수요측면보다 사람을 길러내는 공급측면의 제도적,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년실업대책은 인재를 양성하는 공급측면의 구조개선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우선, 학교의 교육과정을 현장지향형으로 개편하는 일이고, 진로 및 직업훈련을 과학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학교가 자신의 고유 기능인 연구와 교육, 즉 이론 교육을 도외시 할 수는 없지만, 과감히 기능을 강화하는 현장 실습중심으로 대체해야 한다.

산학협력을 통해 학교교육을 산업수요에 맞게 개편하고, 기업활동과 학교교육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물론 산학협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요소   이다.

끝으로, 방치하다시피 한 진로교육을 새롭게 개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학교에 진로지도 전담선생님이 전임으로 상주하면서 젊은이들과 고민을 함께 해야 하고, 진로전문교재로 그들이 나아갈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특히 오늘날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의 시대이다. 일생동안 몇 번 바뀔지 모를 자신의 진로에 대해 두려움 없이 전도를 개척할 직업교육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바람직한 취업, 진로지도 교육을 통해 막연한 동경의 환상과 고통에서 깨어나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실리적이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능력을 길러주는 체계가 제대로 구축될 때 취업을 갈망하는 젊은이나 인재를 찾는 기업이 함께 웃으며 상생할 수 있어 청년실업의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김 광 식  <충청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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