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스포츠토토)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이룰 것을 다 이뤘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동메달을 목에 건 후 2014 소치올림픽에서 1,000m와 3,0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추가하며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소치올림픽 2관왕 이후 은퇴까지 생각했다던 박승희는 몇 개월 후에 돌연 스피드스케이팅 전향을 선언했다.

 한 번 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스케이트를 갈아신은 박승희가 드디어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첫 올림픽 레이스에 나선다.

 박승희는 14일 저녁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1,000m에 김현영(성남시청)과 함께 출전한다.

 이 한 번의 레이스를 위해 박승희는 4년 가까이 도전자의 자세로 처음부터 시작했다.

 쇼트트랙 선수들의 빙속 전향이 드물지 않지만, 박승희는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거나 잘 풀리지 않아서 종목을 갈아탄 것이 아니라 정상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었다.

 또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강원도청)을 비롯해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이 대체로 빙속 장거리에 도전하는 것과 달리 박승희는 단거리에서 승부를 걸었다.

 첫 공인기록회 1,000m에서 1분20초4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낸 그는 캐나다 전지훈련 후 곧바로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이듬해 동계체전에서는 첫 빙속 금메달을 땄다.

 이상화(스포츠토토)를 잇는 단거리 간판으로 성장한 박승희는 지난해 10월 월드컵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후 월드컵에서 올림픽 1,000m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국내 선수 가운데 2개 이상의 종목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빙상 선수는 박승희가 처음이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박승희는 늘 메달 후보였으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박승희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다.

 고다이라 나오와 다카기 미호, 아리사 고 등 일본 선수들의 메달 다툼이 예상되는 여자 1,000m에서 박승희는 그야말로 도전자다.

 그러나 박승희는 마지막이라고 예고한 이번 올림픽이 예전 그 어떤 올림픽보다도 더 욕심이 난다고 말한다.

 박승희는 "세 번이나 올림픽에 나갈지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전 올림픽보다 더 욕심이 생기고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정상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 박승희의 위대한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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