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준비해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고 우여곡절 속에 북한까지 참가하는 그야말로 지구촌의 최대축제가 드디어 다음달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을 중심으로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동·하계올리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동시에 개최하거나 개최예정인한 7개국 중 한 국가가 된다니 정말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필자는 1988년에 서울에서 개최됐던 하계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개막식 때 한 어린 소년이 적막이 감도는 운동장 한 가운데를 굴렁쇠를 굴리며 가로지르는 장면이다. 아주 단순한 듯 보이지만 순진한 어린이의 굴렁쇠 굴리기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깊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 당시 필자는 대위를 달고 한강변을 지키고 있었다. 당시에는 북한이 지구촌 최대 축제가 남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방해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완벽한 경계 작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임진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던 한강변은 과거부터 수많은 수중 침투가 실제로 있었던 지역으로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매일같이 최고조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다보니 피로감도 누적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들 덕분에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에 임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우리나라는 올림픽을 계기로 놀라울 정도로 국격이 높아지고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이후로 개최된 2002년 한일월드컵은 또 다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온 거리는 응원의 물결로 가득차고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던 4강이라는 놀라운 성적까지 올리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세계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알게 됐고 이런 높아진 국가 위상에 힘입어 세계 속의 중심국으로 우뚝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벌써 며칠 후부터 펼쳐질 명장면들이 벌써 떠올라 설렘을 감출 수 없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계 스포츠는 몇몇 선진국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제 동계 스포츠에서도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각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다수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저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동계올림픽 개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남들은 기적 같은 일이라 한다. 하지만 결코 기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저력이다. 우리는 당당히 동계올림픽까지 지금까지 개최됐던 그 어떤 올림픽보다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보여주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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