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만 21세의 청년 정현이다. 정현은 세계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4강에 오르며 테니스에 문외한인 사람들마저 다음 경기를 기다리게 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에 3대0(6-4 7-6 6-3)으로 승리해 26일 세계랭킹 2위이자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온 국민이 26일 경기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스포츠 경기가 어떻게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느냐를 보여주는 멋진 사례가 되고 있다.

정현의 좋은 경기 못지않게 관심 가져야할 것이 다음 달 개막할 평창동계올림픽이다.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아무래도 남북단일팀이 구성된 여자아이스하키다. 북한의 여자아이스하키선수단이 2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성했다. 북한에서 온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은 감독 1명, 선수 12명, 지원인력 2명 등 모두 15명으로 꾸려졌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상견례를 마친 선수단은 곧바로 우리 측 팀과 합류해 연습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한 선수단은 국내에 이미 알려진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향미는 지난해 4월 강원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4부리그)에 참가했다 남북 대결에서 0대3으로 패한 뒤 눈물을 쏟았던 선수로, 단일팀 구성이 최초 거론됐을 당시 머레이 감독이 합류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팀 1순위로 꼽히던 정수현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라 머레이 단일팀 감독을 보좌할 지도자로는 박철호 감독이 방남했다.

북한팀이 훈련에 합류한 만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갑론을박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평창올림픽 흠집 내기는 국익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면서까지 묻지 마식의 일방적 공격을 하고 있는 행보가 과연 신성한 스포츠 경기에 어울리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올림픽의 주요 정신은 평화와 친선도모, 도약이다. 지구촌 5개 대륙의 스포츠인들이 모여 전쟁을 규탄하고 평화와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잔치마당이다. 스포츠인들은 고된 훈련과 인내의 결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량을 인정받는 좋은 기회다. 개최국 역시 세계에 인지도를 높이고 도약할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응원해도 시원치 않다. 

갑자기 성사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인해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우려가 많다. 진정으로 우려가 된다면, 지금이라도 진천선수촌으로 달려가 단일팀을 격려하고 정치인으로서 남한 선수들에게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 의견을 듣는 게 어른다운 행보다. 신성한 올림픽의 스포츠 정신을 정치적 당파 싸움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올림픽정신을 위해 피땀 흘리는 선수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부디 얼마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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