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한국 같으면 벌써 겨울방학이 시작된 지도 근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며칠 후에야 시작된다. ‘놀기 좋아 하는 것’은 어른이나 애들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필자의 마음도 방학과 함께 귀국한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다.

중국의 CCTV 1채널은 우리의 KBS1 TV에 해당된다. 저녁 일곱시만 되면 CCTV 1채널에서 헤드라인 뉴스가 시작되면, 중국의 각 성(省)에 하나씩 있는 50여개 위성채널들이 동시에 방송된다. TV 화면에 화두로 등장하는 글귀가 ‘中國夢(중국꿈) 我的夢 (나의꿈)’이다. 공산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공무원, 교직원 등은 모두가 ‘중국몽’ 실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중국몽’이란 무엇인가? 중국식 사회주의를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다. 여기에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적 로드맵이 있다. 즉 2022년이면 중국공산당 설립100주년이 되고, 2049년이면 중국정부수립 100주년이 된다. 2022년까지는 물질적으로 만족하는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하고, 2049년까지는 미국을 뛰어넘는 ‘셰계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것이 ‘중국몽’이다. ‘중국몽(中國夢)’을 달성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다. 지난 18~19일 ‘19기 공산당중앙위원회 2차전체회의’에서 이러한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는 개헌안이 통과됐다. 이것을 두고 ‘인민일보’는 “이번 대회는 위대한 여정의 정류장이 될 것이다”라고, ‘환구시보’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장기적 의의가 있다”고 찬양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우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청결문제’다. 쓰레기를 마구 버린다는 것은 이들의 악습 가운데 하나이다. 아침만 되면 밤새 기숙사 창문 밖으로 던져서 쌓인 쓰레기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청소원들이 치우던 ‘쓰레기’를 버린 사람 스스로가 치우도록 한 것이다.

둘째가 학생들 ‘복장’이다. 처음에는 ‘우울한 날씨에 우울한 복장!’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금년 들어 확실히 밝아졌다.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달리고 있는 중국! ‘신시대, 신기상, 신목표’는 ‘시진핑 사상’과 함께 등장한 과제들이다. 요즈음 중국의 지도층이나 공무원들은 이런 과제를 위해 ‘학습의 광풍’이 불고 있다. 모두에서 필자는 귀국하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매일 저녁 CCTV1에 비친 머리를 맞대고 몰두하는 중국지도층들의 모습! 이를 지켜보는 필자는 마음은 마냥 무겁기도 하고, 전율을 느낀다. 우리 정치인들은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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