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문화축제의 하나로 2일 세계무도대회가 열린 충청대학 컨벤션센터가 감동에 휩싸였다.

지체장애인인 미국인선수 2명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태권호신술과 격파시범을 선보인 것.

쭉쭉 뻗어올리는 발차기나 고난도의 동작은 아니지만 태권도 정신을 승화시킨 이들의 태권도 시범은 한여름의 더위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미국 버지니아출신 스티브 드브퀴시(50)와 클레이 러신(21)씨. 스티브씨는 5세때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클레이씨는 선천성 전신지체장애로 고개조차 바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중증장애인이다. 학교교사로 20여년을 보낸 스티브씨는 지난 93년 태권도를 배우는 아들을 따라 태권도장에 갔다 그곳의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워볼 곳을 권유받았다.

“나이도 많고 다리 때문에 발차기도 못해 불가능하다”는 그의 대답에 사범은 “태권도는 나이, 건강에 관계없이 자신을 수련하는 운동”이라며 권장했다.

이때부터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그는 이제는 휠체어에서도 태권도의 기본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해 참가자들로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태권도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게 됐다”고 하는 그는 “인생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씨는 9세때 영화로 본 ‘가라데’에 매료돼 한국인 사범을 찾아 태권도에 입문했다. 클레이씨가 태권도를 배운 후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기적이라는 것을 당신에게서 보고 있다”고 할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전가족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클레이씨는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며 두 주먹을 불끈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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