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봄을 알리는 입춘이 며칠 남지 않았다. 한 해의 시작이 1월 1일인데 올해를 무술년이라 한다. 그런데 무술년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옛날 사람들은 동지를 새해의 시작이라고도 했고 새해의 시작은 양력 1월 1일도 있고, 음력 1월1일도 있다. 그러나 절기의 시작은 입춘이다.

동지(東至)는 한 해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24절기 중 동지는 음력으로는 11월, 양력으로는 대개 12월 22일경이다. 12간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로 보면 11월은 자월(子月)이라 하여 12간지가 처음 시작하는 달이다. 음양의 기운으로 보면 해월(亥月) 10월은 음이 극을 이루는 때이고, 자월 11월은 양이 시작하는 때다. 음극양시생(陰極陽始生), 음이 극에 달하니 양이 시작한다. 날은 춥지만 땅속에서는 이미 양의 기운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순시대에는 바로 이 양의 기운이 발동하는 시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보고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매년 나일강의 범람이 일어날 때 동틀녘 동쪽 하늘에 뜨는 시리우스(가장 빛나는 별) 위치가 일정하다는 관측으로부터 태양력을 개발했다. BC46년 1년을 365.25일을 기준해 태양력을 만들었는데 차이가 발생해  1582년 그레고리 13세에 의해 개정됐다. 태양의 순환주기가 365.2422일이라 춘분일을 3월 21일에 맞추어 개정했다.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역법인 태양력은 새해의 시작을 1월 1일로 본다.

음력은 달이 차고 기울어지는 현상을 보고 만들었다. 달의 삭망주기는 29.53059로 12평균 삭망월은 354.36708이다. 음력의 시작은 양력보다 한 달 여 더 늦게 시작한다. 음의 기운이 쇠하고 양의 기운이 증가하여 음양의 기운이 균형을 이루는 인월(寅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입춘은 봄의 시작이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 일 때를 말한다. 태양이 춘분점으로부터 움직이는 길을 따라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태양의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24절기로 나누었고, 입춘이 24절기의 시작이다. 무술년은 60갑자의 35번째로 60갑자의 해가 바뀌는 것은 신정이나 구정으로 보지 않고 24절기의 시작인 입춘(立春)이 돼야 비로소 해가 바뀐다고 본다.

2018년은 무술년 개의 해이다. 구정은 2월 16일이지만 정유년에서 무술년으로 바뀌는 것은 2월 4일 입춘이 되면 해가 바뀐다. 입춘이 되면 땅속에 온기가 돌고 만물이 소생하는 준비를 하게 되므로 이때를 한해의 시작으로 본 것이다. 2월 4일 이후 태어나는 사람은 음력으로는 아직 2017년 12월 이지만 띠로 보면 2018년 무술년 개띠가 된다.

자연의 이치를 보면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시생하고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시생하는 순환의 구조이다. 밤과 낮이 순환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계절적으로 순환하다. 이것이 순리요 자연의 섭리다. 자연과 더불어 조화하며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자연의 현상속에서 얻기를 바란다. 이제 곧 입춘이 다가온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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