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수필가 전 진천군의원

“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하다.”

아이들이 웃는 세상! 생각만 해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아이들은 봄이다. 봄의 얼굴에 활짝 꽃을 피우면 얼마나 맑고 화사한 세상이 될 것인가.

지난해 진천군에서는 ‘행복교육지구사업’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꿈의 터전을 마련하고 돌멩이를 골라내며 흙 고르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3월, 진천군과 교육지원청 간 ‘진천행복교육지구 선포식’을 갖고 교육생태계 조성과 공동체 구축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를 계기로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지역의 활동가들이 힘을 합치자고 나섰다. 교육은 이제 학교만의 일이 아니라는데 뜻이 모아져 민간에서 ‘진천교육발전공동체’를 구성했다. 지자체와 교사, 학부모, 마을의 어른들이 함께 교육을 책임져야 할 사항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인식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에는 또 다른 복병이 발목을 잡는다. 산 넘어 산이다. 1박 2일 일정을 잡아 먼저 시행하고 있는 타 시도 성공사례와 조언을 들어가며 진지하게 다시 한 번 민·관·학 관계자와 참여자들이 모여 정성껏 땅 고르기를 했다. 특히 담당 장학사와 추진교사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때로는 지자체 관계자를 찾아, 또 공동체 임원들을 만나러 정신없이 뛰는 모습에서 석고 틀을 깨고 막 살아 움직이는 진짜 선생님을 느낀다.

11월, 마무리 단계로 지역에서 활동 중이거나 경력자를 대상으로 학교문화의 변화 양상 및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지역특성과 환경에 따른 마을교사 양성과정 교육을 실시했다. 예상의 두 배 가까운 120여명이 수료를 했고, 열기 또한 뜨거웠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참여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생태환경, 문화예술, 인문학, 진로체험, 놀이체육, 건강 등 6개 분과별로 활동을 하게 되고,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해 폭넓은 통합 인력풀이 형성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자기의 관심 분야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마음껏 웃으며 꿈을 키워 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내가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학교 밖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하면서이다. 교과 과목에서 벗어나 책을 놀이와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하니 만족도가 컸다. 문화학교를 기획하는 동안 내 어릴 적 놀이를 많이 떠올렸다. 당시는 모든 것이 아이들 스스로에 의해 결정됐다. 놀이의 종류도 규칙도…. 때로는 고집을 부리다 다투기도 했지만, 물러설 줄도 알고, 더불어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융합해 갈 줄도 알았다. 만화책일망정 순서를 정해 돌려보며 참고 기다림의 미가 형성된 것도 그 즈음이다.

인성과 사회성은 문자로 교육해서 될 일이 아니다. 위, 아래, 또래들이 몸 부대끼며 스스로 체득하고 성취감을 느껴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앞으로의 지향점이 아닌가 싶다.

“마을은 아이를 품고, 아이가 자라 마을을 품는다.” 이 얼마나 마음 푸근하고 정겨운 자연현상인가. 진천교육발전공동체 활동은 분명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다. 아직은 찬 겨울바람인지라 맞서 나가기에 두 볼이 알알하다. 하지만, 변화라는 어휘가 의미하듯 무언가 기대와 설렘이 주는 알싸한 맛이 상쾌하게 봄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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