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례 단체교섭 결렬…노조, 조정 거쳐 파업 찬반투표
대학 “인사·경영권 침해…대학구조개혁평가 코앞인데”

학교 운명을 좌우할 정부 대학재정지원제한 대학 탈피를 위해 구성원이 대 화합을 선언한 청주대학교가 또 다시 격랑속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청주대 노조가 대학과의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학 노조는 대학 정상화를 위한 화합을 선언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대학 인사·경영권까지 요구하는 등 노조 입장만을 관철하기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이 지역사회에 팽배하다.

●청주대-노조 단체교섭 결렬

16일 청주대와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3차례에 걸쳐 대학과 노조의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모두 결렬됐다.

노조 측은 대학에 ‘유니언 숍(Union Shop)’을 비롯해 18가지 요구안과 임금협약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요구안은 대표적으로 ‘유니언 숍’과 ‘인사위원회 조합 선임 인원 포함’, ‘근속승진제도’, ‘징계위원회의 구성시 조합 인원 포함’ 등이다.

‘유니언 숍’의 사전적 의미는 전 종업원의 고용 조건이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협정으로 정해지는 기업체, 조합원인 것이 고용 조건으로 돼 있지만, 일정 기간 후에 반드시 조합원이 되는 것을 조건으로 고용주가 비조합원을 채용할 수 있는 사업장·기업 등이다.

대학 노조는 유니언 숍 제도 요구로 ‘노조에서 탈퇴, 징계제명 할 경우 대학은 근로계약을 해지 해야 한다. (‘단체협약 체결과 동시에 대학 모든 직원은 조합원 신분을 취득한다’고 명시했다)

또 인사위원회 구성도 조합이 선임한 5명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인사위는 당연직 6처장과 노조 선임 5명 등 11명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합원 승진과 관련해서도 승진소요년수를 9→8급 및 8→7급, 7→6급은 3년, 6급 이상은 4년으로 요구했다.

또 승진소요년수 2배수 초과시 근속승진하는 것으로 하며, 근속승진 시행직급은 5급 이하로 한다고 ‘근속승진제도’를 요구했다.

상위직급 외부 인사 채용시 노조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사전합의 되지 않은 채용은 물효로 한다고 제시했으며, 직원징계위원회 구성도 조합이 선임한 4명과 학교법인이 선임한 4명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놨다.

이처럼 단체협약(안)에 대해 대학과 협상을 하고 있는 노조는 본 교섭이 결렬되면서 조만간 청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절차를 신청, 조정기간 10일을 걸쳐 조정이 안 될 경우 이달 말 파업 찬반 투표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유니언 숍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구를 수정해 협의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사권과 경영권에 대한 침해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수정을 통해 학교의 입장안을 달라고 요구한 상태”라며 “조정 기간을 거쳐 협의가 안될 경우 파업 찬반투표까지도 가겠지만, 그 기간 안에 학교와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완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위권력 노조 우려…인사 경영권까지, 무리한 요구 구성원 반발

청주대 노조의 이같은 요구안에 대학 측은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하고 있다. 대학 측은 코 앞으로 다가 온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악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학 측은 우선 ‘유니언 숍’에 대해서는 국내 어느 곳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제도로 협의 조건에 내놓으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 구성, 근속승진제도 및 채용제한 등은 학원 인사권과 경영권을 흔드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노조 측과 최대한 협의를 통해 교섭에 응해 왔지만 끝내 결렬됐다”며 “대학의 인사 경영권에 대한 요구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어느 기업도 ‘유니언 숍’을 적용하는 곳은 없다. 대학 평가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구성원 모두 재정지원대학 탈피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 노조 측의 입장만 관철하려는 행위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한 인사도 “청주대가 최근 구성원 대화합 선언을 통해 정상화 전기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대학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단합된 힘으로 대학살리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며 “대학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명문사학 도약을 위해서만 힘쓰길 원하는 것이 도민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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