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지도부 전략공천설 파다
지역구 당원 중심으로 내부 반발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이 ‘전략공천’의 덫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략공천은 해당 국회의원 선거구가 상대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없거나 명망가를 특정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지명해 당의 전체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당의 선거 전략이다.

하향식 공천의 대명사로 통하는 전략공천은 상향식 공개 경선의 상대어기도 하다.

문제는 전략 공천이 이 지역구를 오랫동안 갈고 닦아온 정치 지망생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격이어서 조직의 갈등과 내홍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들을 낙점하는 것도 문제다.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전략공천할 것인가다. 권력의 정점에 선 이들은 자기에게 줄을 대거나 측근을 내려 보내려고 하고 이들 사이에 전략 공천을 둔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이 전략 공천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전개될 조짐이다.

11일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지난 6일 청주 흥덕과 청원 조직위원장 공모에 이어 이달 중으로 해당 지역 인선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이 아직 이들 지역구에 응모한 인사들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흥덕구에서는 김양희(61) 충북도의회 의장, 김정복(59)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이규석(50) 전 충북도당 사무청장 등이, 청원구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박경국(60) 전 사행산업감독위원장, 황영호(58) 청주시의장, 천혜숙(63) 서원대 석좌교수, 김재욱(69) 전 청원군수가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흥덕 선거구 조직위원장에 응모한 김양희(63) 충북도의장은 청주시장 선거 출마를, 청원구 조직위원장에 응모한 박 전 위원장은 충북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황 의장과 천 교수는 청주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각각 밝힌 상태다.

중앙당 지도부는 경선 없는 전략공천 방침을 밝힌 상태다.

청주 흥덕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져온 김정복 이사장에게나 이규석 전 처장에게는 김양희 도의장이 전략공천으로 낙점될 경우 승복하기 힘든 결정이다. 김 도의장은 국회의원 지역구가 다른 청주 상당구 도의원2선거구이기 때문이다. 지역구 활동 기반을 달리해 전략 공천이 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청원구에서도 이 곳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황 의장에게 박 전 위원장은 ‘굴러온 돌’이다. 황 의장뿐만 아니라 지역구 청년 당원들을 중심으로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노골화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새로운 인물의 정치권 진입을 위해서는 전략 공천 등의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해 당 입장에서 어떤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가도 고민이다.

이러한 전략 공천의 갈등은 정우택(청주 상당) 전 원내대표와 홍준표 당 대표의 기 싸움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정 전 원내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온 황 의장과 홍 대표 측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 박 전 위원장간의 싸움으로 해석된다.

전략 공천을 둘러싼 한국당내 계파별 싸움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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