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모 교육지원청 업무보고회 자리서 “불만 있으면 떠나라”
교육계 “김병우 교육감 측근들, 선거 앞두고 교장들 길들이기”

 

충북의 한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지역 초·중 교장 등에게 김병우 충북교육감에게 ‘충성을 맹세하라’고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도내 학교장 등에 따르면 A교육지원청 B교육장이 지난 8일 지역 초·중 학교장·교감, 교무·연구부장 교사 50여명이 참석한 ‘2018년 주요 업무보고회’에서 “김 교육감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

B교육장은 인사말에서 “지역의 한 교장이 ‘김 교육감과 내 교육철학은 맞지 않는다’고 자주 말하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민이 뽑아 준 교육감과 교육의 코드와 철학이 다르면 교장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장공모에 반대하는 사람도 그만둬야 한다”고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불만 있는 인사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주요 업무보고회에 있던 한 교장은 “교장공모제를 밀어붙이는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교단을 떠나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했다.

특히 B교육장은 또 “진정한 ‘동행(同行)’은 교육감과 지향점이 같아야 하는 것”이라며 김 교육감을 향한 지지 발언도 이어갔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학교장들은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교장 C씨는 “교장 임명권자는 교육감도 아니고, 교육장도 아닌 대통령이다. 이를 모를리 없을 텐데 교직에서 떠나라 마라 하는 건 뭐겠는가”라며 “오는 6월 선거를 앞두고 학교장들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를 여과없이 보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교장도 “현 교육감의 측근들이 이젠 이성을 잃고 선거운동 최전선에 나선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은 공직자는 선거출마 예상자에 대한 지지·반대 발언이나 업적홍보를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B교육장은 교육감을 향한 지지나 충성 강요 발언은 아니며, 충북의 행복교육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에서의 인사말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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