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야당이 개헌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진척이 없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어필했다. 만약 국회가 개헌 발의를 못해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시한을 맞추지 못한다면, 정부가 주도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일부 개헌을 추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연한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지방선거 때 개헌과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겠다는 각 정당의 후보들이 함께 공약한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도 밝혔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개헌에 대해 일방적으로 회피하며 이러저러한 정치적 이유를 들어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헌법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산물로 만들어진 법이기는 하지만, 30년이 지난 만큼 현대의 국민 뜻을 따르는데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를 인지하고 개헌을 원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방자치분권 및 국민의 기본권 강화 등에 대한 손질은 하루빨리 마무리 돼 21세기에 걸 맞는 헌법이 돼야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기위해서는 적어도 국회가 3월 정도에는 협의와 발의를 모두 마쳐야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경우 여당과 현 정부가 주도하는 개헌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 열망을 당리당략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개헌에 대한 논의는 수년전부터 있어온 만큼 무엇을 어떻게 개헌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큰 틀은 나와 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분권 및 국민의 기본권 강화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중앙의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임기 4년의 대통령 중임제를 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수차례 발표된바 있다. 권력구조 개편의 문제에서 일부 국회가 원하는 책임총리제의 경우 우리 국민이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부류가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제도는 꿈도 꾸지 말아야할 일이다. 그렇다면 이미 중요한 쟁점은 정리된 셈이고, 국회가 더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국회는 하루 빨리 국회개헌특별위원회에 나와 협의하고 기간에 맞게 발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야당은 현 정부와 여당이 주도적으로 하는 모든 것에 태클을 걸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디 국회가 할 일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개헌 발의권이 정부로 넘어가는 일을 자초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은 충분히 기회를 주고 있다. 마냥 비판만 하다, 시기를 놓쳐 정부가 개헌을 발의하게 된 뒤 또 다시 정국을 흔들 요량이라면 일찌감치 그만두고 빨리 국회개헌특위에 나서야 한다.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적기를 끝내 정략적 사고로 좌초시킨다면 국회가 다시 한 번 국민의 공분을 살 수 밖에 없다. 야당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하루빨리 개헌을 위한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지방분권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국민의 뜻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의 토대가 될 진정한 풀뿌리 지방자치시대가 구현될 수 있도록 정치권도 뜻을 모아야 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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