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당원들, 충북도당 조직위원장 공모 반발…내홍 위기
청원·흥덕 선거구, 입당 인사·지역구 옮긴 인사 등 응모
“지역 당협위서 활동한 당원들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처사”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의 청주 청원 선거구 조직위원장과 흥덕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모를 두고 일부 당원들이 반발, 내홍에 휩싸일 분위기다.

조직위원장은 각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를 구성한 뒤 새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는데 대부분 조직위원장이 새 당협위원장에 선출된다.

이번에 뽑히는 당협위원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도가 크다. 여기에 아직 당헌당규가 변경되지 않았지만 공직선거 출마자도 당협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고 홍준표 대표가 밝힘에 따라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입당하거나 지역구를 옮긴 인사들이 조직위원장에 응모하면서 기존 당원들의 반발이 적잖은 상황이다.

그동안 지역당협위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당원들이 ‘낙하산’에 밀려 결국 ‘들러리’ 신세로 전락했다는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모 마감 결과 청원선거구는 김재욱 전 청원군수, 박경국 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등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덕선거구는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이규석 전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충북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조직위원장에 응모하면서 한국당에 입당했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한국당에서 러브콜을 보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주시장 도전이 예상되는 김 도의장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상당선거구에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번에 지역구를 옮겨 흥덕조직위원장에 응모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흥덕구에서 상당구로 지역구를 옮겨 도의원에 출마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놓고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당협위원장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도당의 한 당원은 “그동안 한국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는데 조직위원장에 출마한다고 입당을 한 사람이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때마다 자신이 유리할 것 같은 지역구로 옮겨 다니는 인사들이 과연 당의 쇄신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인사들이 조직(당협)위원장을 맡는 것은 그동안 당협위에서 열심히 활동한 당원들을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이번에 뽑힌 당협위원장이 6월 지방선거는 물론 2020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치 신인들의 진출을 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당협위원장에 뽑히면 직을 유지하면서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낙선하더라도 당협위원장을 계속할 수 있고 총선에 다시 출마할 수도 있다.

위원장이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채 두 번의 선거에 출마 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영달에 더 신경을 쓰고 정치 신인들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국당 당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당하거나 지역구를 옮긴 ‘낙하산’ 인사가 당협위원장을 맡으면 기존 당원들이 반발할 것은 당연지사”라며 “이는 조직 장악력 약화로 이어지고 결국은 당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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