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년대 못살던 시절에는 커다란 대나무 바구니에 집게를 들고 다니며 종이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던 넝마들이 많았다. 파지를 주워 하루하루를 생활했던 넝마들은 그후 고물상으로 변했고 지금도 모양새는 다르지만 여전히 고철이나 폐지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폐자원재활용 수집 협의회 충북지부 회장인 김용겸씨(49).

그는 옛날로 말하면 넝마 대장이나 다름 없다.

김씨가 쓰레기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83년 청주로 이사오면서 시작됐다. 고향이 경북 김천인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서울과 김천을 오가며 그렇듯한 직업없이 전전하다 지난 83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청주까
지 오게 됐다.

그가 청주에 내려와 처음 시작한 일은 조그만 고물상에 취직해 고철과 파지를 줍는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쓰레기 재활용이란 개념이 없어 쓰레기를 주어다 고물상 마당에 쌓아 놓은 후 밤새도록 고철과 파지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을 따로 모으는 일이 그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재활용 쓰레기와 인연을 맺어 어느덧 20년 가까이 쓰레기와 생활을 하게 됐고 지금은 쓰레기를 모으는 일이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다.

남의 집 살이를 10년 넘도록 하다 지난 94년 마흔넷이란 적지않은 나이에 대일기업이란 상호로 자신 명의로 된 고물상을 차리게 됐다. 김씨가 수집하는 고물은 고철부터 파지, 합성수지 등 음식물 쓰레기를 제외한 모든 쓰레기를 수집한다.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 곳이면 공장이든 아파트 단지 등 어디든 찾아 다니며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 김씨는 이젠 사업규모도 커져 직원도 3명이나 두고 있다.

도로나 주택가 등지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결국 환경오염으로 이어지지만 이를 주워 재활용하면 자원이 된다는 김씨는 재활용쓰레기를 수집하는 일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활용쓰레기 수집일이 갈수록 어려워 져 기름묻은 고철을 수집해 맨땅에 보관하다 걸리면 벌금 100∼200만원을 물기 일쑤다. 고물값이 1㎏에 100원 안팎이니 사실 큰 돈이 되지 않고 고물값도 예전보다 30∼40%정도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그래서 김씨가 주축이 돼 지난 26일 재활용수집업협동조합을 조직해 불합리한 문제들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김씨는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기기 위해 조합을 결성하게 됐다”며 “재활용 쓰레기 수거에 대해 일반인들의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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