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변화 중 가장 큰 회오리로 볼 수 있는 것이 보험시장의 변모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생명보험사들은 본인을 위한 저축성 보장상품에서 본인의 사망까지 책임져 가족들을 위한 상품을 공략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생보사들이 최근들어 급격히 확대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종신보험이다.

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의 만기가 60∼70세였던 것과 다르다. 사망을 보장해주고 교통재해 일반사망 주중 주말 등 사고원인이나 형태를 가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본인 사망 후에도 유가족에게 충분한 보험금을 지급해준다.

이런 장점으로 종신보험의 가입실적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98년 11만7천16건, 99년에는 21만6천565건이던 것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44만3천889건, 수입보험료는 5천349억원에 이르렀다.

처음 종신보험은 지난 89년 국내 들어온 미국계 푸르덴셜사에서 91년부터 ‘라이프플래너(Life Planner)’로 양성한 후 고객 공략을 시작했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던 푸르덴셜은 IMF라는 호재(?)를 만나 지난 98년 이후에는 급속한 실적을 올리며 99년까지 수도권에서는 이 시장을 석권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런 푸르덴셜의 약진에 긴장한 국내 보험사들도 99년부터는 저축성보험상품에서 종신보험쪽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99년부터 ‘재무설계전문가(Financial Consultant)’를 위한 FC센터를 설립해 설계사 중 우수한 사원을 중심으로 3개월간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들 FC들은 종신보험 설계사로 전국 각 지점별로 30명씩 선발해 교육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남성 재무설계전문가만으로 조직된 지점(플러스 브렌치)을 서
울을 중심으로 열고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보생명은 세무 부동산 금융 등 재테크 컨설팅과 필요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이들 뿐 아니라 전 생보사들이 이 시장을 미래의 보험시장으로 보고 주력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변액보험’이라는 상품도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종신보험에 투자성격을 가미한, 한단계 높은 상품이다.

이처럼 생보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런 성격의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며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생보사들이 이런 상품을 주력하면서 부작용이 나올 확률도 높다.

당장 기존 고객들이 가입한 보험은 어떻게 처리할 지가 문제가 된다. 종신보험은 특약사항으로 여러 보장성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가입했던 보험을 해약할 수밖에 없다.

말그대로 백화점식 상품을 한군데 정리해준 것이 종신보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문인이 돼야한다. 푸르덴셜같은 경우 반드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자여야만 하고 2년 동안의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보험시장이 변하고 전문설계사가 등장하는 시대가 되면 기존 보험설계사들은 어떻게 될까. 당분간 전문보험설계사는 많은 인원이 되기도 어렵고 또 교육과정을 밟더라도 영업을 소화해낼 수 있는가의 문제에 봉착한다. 결국 21만7천여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설계사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자칫 대량 실업이 될 지 모른다.

벌써부터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조금씩 설계사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것이 생보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험사들은 지금 시장 변화의 곡선에 과도기점을 힘겹게 지나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과 보험설계사의 미래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전 금융계의 이같은 변화는 ‘만능인’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씩 떠오르고 있는 전문직이 있게됐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