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급 출전 후배 김화수 한판 敗

“지긴 했지만 아직 후배들과 매트에서 함께 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지난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90년대 한국 여자 유도의 간판 조민선(32·철원군청)이 은퇴 후 오랜만에 복귀한 매트에서 한 판 패를 당하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조민선은 8일 청주유도회관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첫날 유도 여대일반부 63kg급에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2회전에서 김화수(28·제주대표)에게 경기 시작 1분20초만에 한판 패를 당했다.

이날 조민선은 4년만의 복귀전에 긴장한 듯 경기시작 탐색전을 펼치다 안아돌리기 기술을 걸었으나 오히려 되치기를 당해 중심이 무너지며 넘어져 김화수에게 한판 승을 안겨줬다.

조민선은 담담히 일어나 2002 부산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이자 4년 후배인 김화수와 인사를 나눈 뒤 짧은 복귀 무대를 뒤로 한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졌지만 밝은 표정의 조민선은 “시합에 나와 지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면 선수가 아니다”면서 “후배들과 함께 매트에 오른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울 뿐”이라며 변함 없이 과거 우리나라 유도 간판 선수였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학교(용인대)에서 강의하느라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더니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며 “선수로는 사실상 마지막 무대인데 너무 쉽게 무너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민선은 쌍용양회의 후신인 철원군청이 지난해 팀 창단 후 이름 있는 선수를 전혀 모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철원군청 장인권 감독과의 인연을 고려, 선뜻 입단을 결정해 이번 체전에 출전하게 됐다.

한편 조민선은 최근 침체에 빠져있는 여자 유도에 대해 “직접 뛰는 선수들이야 최선을 다하겠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선배로서는 왜 이 정도 성적 밖에 안나오나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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