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은 스포츠 축제다. 단순히 경기와 겨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행사도 함께 펼친다. 2004년 10월 충북은 축제나라다.

시·군마다 체전 기간에 지역축제를 활용해 잔치 분위기를 돋우고 지역을 홍보한다. 지역축제는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오늘 날  생활문화와 접목해 지역민과 찾아온 손님과 더불어 즐기는 문화의 감성적 현장이다.

청주시는 청주인쇄출판축제(9월2~11월1일)를 통해 직지 어울림 마당과 옛 책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충주시는 세계무술축제와 우륵문화제(10월1~10일)를 통해 예향의 공연예술과 무예 시연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제천시는 제천의병제(10월1~4일)에서 전국의병대장선발과 박달가요제를 통해 제천문화를 알린다. 청원군은 청원문화제(10월4~10일)에서 용신제와 가요콘서트를 선보이고 있다.

보은군은 보은동학제(10월9~10일)를 준비해 동학역사를 재현하고 체험 위주의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옥천군은 중봉충렬제(10월9~11일)와 향수고을 문화축제를 준비하여 애국심과 시심을 동시에 이미지화하였다.

영동군은 난계국악축제(10월9~12일)를 통해 전국규모의 국악경연대회, 국악기 체험 등을 선보인다.   증평군은 증평인삼항공우주축제(10월8~13일)에서 인삼요리경연대회와 인삼사진공모전 등을 함께 열어 인삼 고장을 알린다.

진천군은 생거진천화랑제(10월9~11일)에서 쌀, 관상어, 꽃 그리고 화랑을 진혼하는 팔관회를 재현한다. 괴산군은 괴산문화제(10월9~11일)에서 민속놀이, 임꺽정 공연 등을 통해 향토성을 부각시킨다.

음성군은 전국품바축제(10월8~10일)를 통해 품바의 진수를 보이며 아울러 추억의 장터 체험마당까지 준비하였다. 단양군은 온달문화축제(10월8~11일)에서 온달 관련 놀이와 고구려 복식 패션쇼를 함으로써 지역적 고구려 상품을 부각시키고 있다.

모두 짭짤한 기획이다. 어느 날 우연히 이벤트성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향토 축제를 살려 누구나 관심을 갖도록 대중성을 가미하였다.

행사의 주체가 다양한 관계로 중복용과 행사용이 눈에 보여 아쉽다. 더구나 축제 명칭 역시 일관성이 없는 시·군도 있어 조절해야 한다. 또 전문축제 기획자가 없어 지나치게 형식적인 축제가 되고 있는 시·군도 있다.

지역민의 참여, 관광객의 호응, 전문가의 조언, 공무원의 협조 등이 동시다발로 맞물려 하나가 돼 지역축제를 승화시켜 가야 한다.

축제는 지역행사의 꽃이며 손님맞이의 대표적인 잔치다. 본래 축제는 그 지역을 지키는 신을 위한 의례이며 잔치였다. 지역축제의 정체는 동제(洞祭)에서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축제의 뿌리는 마을 공동체 의례인 동제의 제의성에 있다. 현대화 도시화 축제도 지역지킴이 신에게 고하고 현대판 잔치를 해야 그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축제의 매력은 재미에 있다. 흥미가 없는 축제는 경직돼 고사하기 쉽고 엄숙한 제의성을 지키되 항목마다 흥미와 오락성을 살려야 한다.

충북의 축제들도 선비다운 권위성에다가 현대감각에 맞는 참신성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 전국체전 기간에 펼쳐지는 충북의 축제에는 충북적인 것과 각 고장의 고유성을 살려내되, 지역마다 매력적인 그 무엇을 찾도록 애쓴 보람이 있다.

한편 공을 덜 들인 가짜축제도 있어 입맛을 떨어지게 한다.

앞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관계자는 앞선 안목과 사전 교육을 통해 수준 있는 축제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이 가을날 찾아온 손님과 축제마당으로 가자.

 이 창 식  <세명대 미디어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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