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난계국악단 日 공연 숨은 주역 김혜림씨

“우리의 전통국악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준비했는데 성황 속에 마무리하게 돼 기쁩니다.”

영동군립 난계국악단의 지난 3일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 공연을 기획한 재일교포 김혜림씨(47·일본 현립대 한국어 강사)는 1천7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우는 등 연주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가졌던 난계국악단의 일본 공연 반응이 너무 좋아 다시 보고 싶다는 현지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멋모르고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올해 초부터 본격 준비에 들어간 김씨는 지난 4월 현지 재일교포들로 공연실행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추진에 박차를 가했으나 공연기획이 처음이었던 데다 국악 홍보자료 부족, 궁핍한 재정 등이 겹쳐 마음 고생을 심하게 겪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10개월간의 우여곡절은 한 순간에 풀렸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관객들이 가득 몰렸고, 기립박수와 앵콜이 이어질 정도로 호응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재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단원들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했는데도 혼신을 다해 연주회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공연이 한국 전통국악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 전환과 재일교포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비를 털어 가며 말없이 도와준 남편 등 가족과 현지교포, 영동군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난계국악단과 일본 아악과의 협연을 추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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