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TV에서 한국영화가 많이 방영됐다.

오랫동안 극장에 못 갔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한국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거의 모든 영화가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속어와 비어로 가득하고 어른이 보기에도 민망한 욕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꼭 욕설 경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토크쇼 같은 경우 욕설이 나오면 아예 ‘뚜’하는 경고음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상을 탄 작품도 그런 경우가 많다. 작품 내용에 몰입하기에 앞서 우선 욕을 너무 거슬려서 채널을 돌려버리게 된다. 작품 내용을 위해서 욕설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습관적으로 그러는 경우 아마도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  욕을 즐기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 이 든다.

미국 영화도 욕이 많아진 지 오래 됐지만 우리가 그런 것까지 닮을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가 작품성이 뛰어난 경우는 거의 없다.

조폭을 다룬 영화 ‘대부’만 보아도 말론 브랜도가 욕하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영화의 작품성이나 모든 것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욕설을 남발해 인기를 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은 모처럼 인정받기 시작한 한국 영화의 앞날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영화는 어른들 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많이 본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의 영향으로 청소년 사이에서 속어나 욕설들이 퍼지고 있는데 정서적 파급 효과가 큰 영화까지 욕설을 남발한다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영화제작자들은 흥행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홍수아 / 25·청주시 흥덕구 개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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