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철 청주시 청원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지구 표면의 70.6%를 바다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부분의 식량 자원을 얻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발을 딛고 생활하는 곳은 바로 땅 위다. 땅은 삶의 터전으로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이다.

인류는 산업혁명으로 불과 수세기 만에 폭발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대규모 공장이 건축되고 거대한 도시가 건설됐다. 또한 도시와 도시를 잇고 물류를 수송하기 위한 철도와 도로, 항만이 구축됐으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엄청난 면적의 토지에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인류의 터전인 땅 위에서 진행됐다.

산업혁명의 결과로 분명 삶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윤택해졌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의 산업화로 인한 후유증들이 뒤늦게 발견되기 시작했다.

철도 부지, 군사 시설 부지, 철강 제련소 부지 등 규모가 큰 시설 주변 토양이 각종 중금속과 화학 물질로 오염이 됐으며, 대규모 농약 살포로 인해 토양이 오염됐다. 늘어난 인구만큼 늘어난 폐기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됐다.

토양은 오염의 원인이 다양하고 대기나 물과는 다르게 유동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축적되기 쉽고 자연적으로 정화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한 번 오염된 토양은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도 예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오염물질은 토양에 오랜 시간 잔류해 지속적인 피해를 주게 되고 지하수 오염으로 연결되기 쉽다. 오염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내에 축적돼 악영향을 끼치며 인간의 신경계 질환 발병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정부도 토양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후 1995년 토양환경보전법 제정을 시작으로 각종 법률과 정책을 통해 토양오염의 확산을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오염경로가 다양하고 대상범위가 넓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토양환경보전이라는 목적의 실질적인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우리 스스로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의 노력에 협조해야 한다.

선조들로부터 현재의 우리까지 삶의 기반이 되는 이 땅을 이어 받았다. 이 땅은 현재 살고 있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이 땅을 건강하게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보존해야 할 대상은 문화재만이 아니다. 선조들의 진정한 유산인 이 땅을 눈앞의 편리에만 급급해 망가뜨려버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토양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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