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수능 결과 문과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에서 원점수 40점 이하(100점 만점)의 학생이 41.6%로 지난해보다 6.1% 포인트 늘어났다고 한다. 20점 이하도 20.%가 된다고 한다. 수능 감독을 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학 시험 시간에는 3분의 1학생이 5분 이내에 답을 표시하고 엎드려 잔단다. 20점 이하는 5분 이내에 한 번호만 다 찍은 결과와 같다.

이러한 경향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7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국회의원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초등학생 36.5%, 중학생 46.2%, 고등학생 59.7%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수포자)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72%, 중학생의 82%, 고등학생의 81%가 수학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단순 계산에 의하면 사교육을 받더라도 그 학생의 반 정도는 수포자인 셈이다. 비싼 학원비를 내는 학부모 처지에서 보면 생각하기 싫은 현상이다.

초중등 수학은 계산보다는 논리적 사고력 향상과 평가에 초점을 준다. 이 수학적 사고력은 단순히 수학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의 사고력 창의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포자는 어떤 면에서 보면 생각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필자는 학문의 성격상 수업 평가를 주관식으로 한다. 주관식 답안은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지나서 논리적으로 생각해 작성하도록 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주관식 답안을 객관식 답안 외우듯이 개조식으로 쓴다. 오픈 북 시험으로 책과 자료를 가지고 와서 시험을 치르더라도 이론과 사례 및 현상을 연결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많은 학생이 어려워한다. 논리적 사고력의 한계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수포자가 공대나 이과에 진학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인문이나 사회과학 전공자에게도 문제가 된다. 4차 산업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강조하는 창의력은 논리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고,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가장 대표적 학문이 수학인데 그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교육이 더 많은 생각과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이다.

수포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내용이 어렵고, 배울 양이 많고, 교육과정 진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는 교육과정의 문제를 지적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수포자는 왜 수학이 필요하고, 수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학습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계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는 교육과 사고력과 창의력보다는 수학을 암기과목처럼 만든 우리의 시험 제도와 문화에 그 원인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무엇이 수학 실력은 최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최하의 국가를 만들어서 수포자를 양산하는지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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